신문이 중국 정부 공식 웹사이트 보고서를 인용, 보도한 바에 따르면 원 총리는 1일 방문한 슈퍼마켓에서 매장 직원들과 손님들에게 곡물, 육류, 계란, 야채, 과일 등 식료품의 최근 가격변동에 대해 일일이 물으며 지대한 관심을 나타냈다. 이어 그는 “정부가 물가안정 대책을 내놓고 있으며 올해도 식료품비를 비롯한 기타 생필품의 가격안정을 최우선으로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11월 중국의 CPI(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5.1%로 28개월 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CPI 비중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식품가격이 11.7%나 상승해 물가상승을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물가상승은 특히 소득의 절반가량을 식료품비로 쓰는 서민층에 큰 분노를 일으켰다. 지난해 중국 누리꾼들 사이에선 올해의 한자로 ‘물가 상승’을 뜻하는 ‘창(漲)’이 선정되기도 했다.
신문은 “이 같은 물가동향은 지난 1989년 치솟는 인플레이션으로 촉발된 톈안먼(天安門) 사태를 기억하는 중국 지도자들을 긴장시키고 있다”고 언급하고 원 총리의 연초 슈퍼마켓 회동이 물가상승의 원흉으로 지목되는 식료품비를 잡겠다는 당국의 강력한 의지를 표명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원 총리는 이날 영하 25도가 넘는 추위에도 인근 유목민 텐트촌과 축산업 농가를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월1일 그는 헤이룽장(黑龍江)성 다칭(大慶) 유전을 방문한 바 있다. 이처럼 원 총리는 일 년 중 가장 추운 신정에서 구정 사이 광산, 공사현장, 서민 집단주거지 등을 방문해 ‘인민의 총리’, ‘원자바오 할아버지’ 등 친근하고 따뜻한 이미지를 얻게 됐다.
그러나 신문은 그에 대해 ‘정치조작에 능한 중국 최고의 연기자’라고 비난하는 목소리도 높다고 전하면서 중국 인민들은 물가안정에 대한 정부의 결의가 얼마나 진정성이 있는가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지현 기자/prodig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