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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정, 주연에서 ‘악녀 단역’ 전락?
KBS 2TV 월화극 ‘드림하이’에서 주연 윤백희를 맡고 있는 티아라 함은정의 분량이 갈수록 줄고 있다.

그리 많은 분량은 아니었지만 캐릭터를 잘 살리는 안정된 연기로 호평을 받고 있는 은정의 분량이 8~9회에는 너무 적어 단역급에 머무르는 듯해 아쉬움을 주고 있다.

함은정이 맡은 윤백희는 원래 1인자 고혜미(수지)를 따라다니는 ‘혜미빠’였지만, 혜미를 따라 같이 기린예고 오디션을 보러 왔다가 덜컥 붙고난 후 경쟁심과 질투심으로 독해지는 악녀다. 지나가는 혜미의 머리 위로 옥상에서 화분을 떨어뜨릴 정도의 빗나간 경쟁심을 지닌 캐릭터다.

은정은 이런 캐릭터를 비교적 기교없는 연기로 소화해 존재감을 보여줘왔다. 하지만 백희는 악녀 캐릭터로서의 매력이 떨어지는데다 분량이 박진영이 맡은 양진만 선생보다 적다. 그래서 백희는 ‘악녀쩌리’로 불린다.

백희는 혜미와의 갈등과 질투 속에 캐릭터 관계가 형성되고 내면을 들여다보게 된다. 백희도 시경진 선생이 한 말인 “친구보다 중요한 건 경쟁자다”라는 말을 새기고 있다.

하지만 백희의 경쟁자인 혜미는 스스로 성장하는 부분이 많다.(물론 혜미의 성장에는 강오혁 선생의 힘이 컸다) 자신이 ‘캔디’인줄 알았는데 ‘이라이저’라는 걸 깨닫고 스스로에게 “너 진짜 최악이었구나”라고 말한다. 혜미는 뚱뚱한 김필숙(아이유)에게도 예쁘다고 말하며 필숙이 주인공이 될 수 있음을 인정했다. 이렇게 되자 백희는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데 상대방이 줄을 놔버리고 가버린 기분”이라고 말한다.

‘드림하이’는 지금까지 고혜미가 거의 원맨쇼에 가까운 연기분량을 보여주었다. 이제 포커스가 3단계로 뚱뚱함을 벗어난 필숙에게도 향하고 있다. 필숙의 비중이 커지면서 필숙의 짝사랑 상대였던 제이슨(우영)의 분량도 늘어났다.

하지만 백희는 단순 악역이 아닌 입체적인 악역으로 만들어져야 할 것 같다. 분량도 짧은데 캐릭터의 매력마저 떨어진다면 캐릭터를 부각시키는 게 쉽지 않을 것이다.

서병기 대중문화전문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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