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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ㆍEU FTA 비준안, 일단 상정은 됐지만..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는 3일 전체회의를 열고 한ㆍEU(유럽연합) FTA(자유무역협정) 비준동의안을 상정했다. FTA 비준안이 국회에서 공식 올려진 것은 지난 2008년 ‘해머사태’ 속에서 한나라당이 한ㆍ미 FTA 비준안을 단독 상정한 이후로 2년여만이다.

이날 외통위 테이블에 오른 한ㆍEU FTA 비준안은 한ㆍ미 FTA보다는 비교적 쟁점사항이 적고, 휘발성도 덜해 상정까지는 큰 어려움이 없었지만 향후 논의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변수가 터져나올 수 있고, 무엇보다 처리 시점에 있어서 여야가 팽팽한 의견대립을 보이고 있어 최종 의결까지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다시 ‘해머의 전운’이 외통위를 엄습하는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은 이미 외통위 차원에서 한ㆍEU FTA에 대한 공청회를 몇 차례 개최했고, 유럽의회에서도 이미 비준안을 통과시킨만큼 더 이상 처리를 늦출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오는 7~8일 법안소위에서 논의를 거친 뒤 9일 전체회의에서 처리, 본회의로 회부한다는 방침이다.

외통위 한나라당 간사인 유기준 의원은 3일 통화에서 “한ㆍEU FTA 비준안은 여야의 전반적인 검토가 이뤄졌고, 큰 이견이 없기 때문에 가능하면 이번 국회에서 처리할 예정”이라며 “특별한 문제가 없기 때문에 오는 9일 (외통위) 전체회의에서 처리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번 국회에서의 처리에 부정적인 민주당 등 야당에 대해서는 “이미 공청회 등 절차를 거쳤고, 상당한 시간이 있었는데 그동안 뭘 했는지 묻고 싶다”며 “(야당이) 반대를 위한 반대의 명분을 쌓는다면 찬성 여론이 우세한 상황에서 국민들이 도저히 긍정할 수 없을 것”이라고 압박했다.

민주당은 처리보다 대책마련이 우선이기 때문에 물리적 준비 시간을 따져볼 때 적어도 이번 국회에서는 처리가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외통위 민주당 간사인 김동철 의원은 “(한ㆍEU FTA) 비준동의안이 방대한 분량이어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면서 “이번 임시국회에서 처리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도 이미 이번 국회에서의 처리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바 있다. 민주당은 또 한ㆍEU FTA 비준안 한글본에서 번역 오류가 발생된 것을 놓고서도 정부에 대해 집중 추궁을 펼칠 것으로 보여 처리에 다른 장애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서경원 기자 @wishamerry>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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