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최근 외국인 전용 카지노 내국인 출입 허용 문제를 제기하면서 카지노 산업 전반에 대한 찬반 논란이 뜨겁다. 정 장관이 우리 사회 정서상 뜨거운 감자인 카지노 문제를 굳이 공론화한 것은 그만한 연유가 있었을 것이다. 논란이 확산되자 그는 국내 관광산업 활성화 차원일 뿐이라고 한발 물러섰다. 그러나 이 문제는 단순한 사행산업의 찬반론으로 그치기에는 현실적 효용성이 너무 크다. 어차피 공론화한 이상 활발한 논의를 거쳐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는 것이 오히려 바람직하다.
논란의 핵심은 결국 경제적 효용성과 사회 도덕적 비용의 합리적인 교량(較量)이 가능한가에 집중된다. 전자의 효용성과 관련해서는 구체적인 정량분석(定量分析)이 어느 정도 가능하다. 도박산업과 연관된 세계 서비스산업 현황과 수지 전망 분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세계 서비스산업은 전통적 제조업 중심의 성장과 무역 패턴이 장기적 퇴조를 걷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꾸준한 성장과 새 시장 개척이 진행되고 있는 분야다.
우리라고 다르지 않다. 앞으로 10년간 제조업 중심의 대외 환경은 악화 추세이고 수출에만 의존하는 성장전략은 조만간 한계에 직면할 것이 분명하다. 이 같은 대내외 환경 변화는 새로운 성장동력의 확보를 강요, 각국은 결국 내수를 새 전략변수로 채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고용효과와 소비효과가 상대적으로 더 큰 내수산업 개발은 곧 서비스산업 활성화로 이어질 개연성이 높고, 새로운 서비스 국제경쟁 시대로의 진입은 피할 수 없는 현실로 된다. 레저산업에 대한 각광은 그 전후방 연관효과가 크기 때문인데 카지노가 그 중심에 있다.
외국의 선례로 보면 카지노산업은 단순 도박산업에 그치지 않는다. 미국의 라스베이거스나 중국의 마카오처럼 결국은 쇼핑과 엔터테인먼트, 컨벤션, 관광 산업 등 현대적 복합 서비스산업으로 성장 발전하게 마련이다. 우리는 지금까지 상품수출 중심으로 강력한 경쟁력을 구축했지만 이제는 서비스 무역 경쟁력을 키울 때가 됐다. 도덕국가인 싱가포르조차 내국인 출입 가능한 카지노 산업을 개장, 성황리에 운영하고 있다. 내국인에게 일정한 입장료를 부과하고, 거래금액을 일정 수준에서 규제한다면 우려하던 부작용은 충분히 막을 수 있다. 한국인의 외국 카지노 소비 금액이 조 단위임을 잊지 말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