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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참수리호’ 비극에서 찾는 종북 흔적
2002년 6월 29일 서해 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한 북한 경비정이 우리 해군 고속정에 무차별 사격을 가해 해군 6명이 전사하는 비극적 사건이 발생했다. 올해로 10년째가 되는 제2 연평해전 얘기다. 우리 군이 즉각 응징에 나서 북측도 30명 이상의 사상자를 낼 정도로 사태가 심각했었다.

그런데 이 사건이 우리 군 수뇌부에 의해 의도적으로 북한의 우발적 도발로 조기 종결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월간조선 7월호가 주장했다. 우리 군의 감청부대 등을 통해 포착한 사건 당시 북한군의 특수정보(SI) 15자가 ‘발포 명령만 내리면 바로 발포하겠다’는 것으로 밝혀졌고, 사건 직후 북한 내부 교신 역시 발포와 철수 명령 등 사후 조치까지 고스란히 담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사실을 알고도 햇볕정책에 어긋나지 않게끔 군 수뇌부가 우발충돌로 평가절하했다면 예삿일이 아니다.

이 사건은 1999년 6월 북한 어선의 불법 꽃게잡이 단속과정에서 발생한 충돌이 상호교전으로 확전됐던 제1 연평해전 3년 만에 발생했다. 당시 함정 2척이 침몰당하는 수모를 겪은 북한이 보복을 벼르다 벌인 계획적 도발일 것이라는 점은 웬만한 이들이면 알 만한 상황이다. 당시에도 석연찮은 점은 한둘이 아니었다. 참수리호 피격 후 우리 해군의 응징으로 북 경비정이 절반쯤 침몰됐으나 상부가 사격중지 명령을 내린 대목도 이상했다.

10년이 지난 지금 당시 군 수뇌부였던 김동신 국방장관, 이상희 합참 작전본부장 등은 자신들이 내린 판단에 대해 책임전가하듯 한다. 과잉충성 경쟁을 까맣게 잊은 것처럼 둘러대는 모습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도 남는다. 잘못 내린 안보 및 국방 정책의 폐해는 끔찍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북한을 자극할 만한 일을 알아서 척척 피한 그들로 인해 과거 정부 10년간 연평해전과 그 희생자는 물론, 유족들까지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해 왔다.

더 심각한 것은 그 부작용이 사회 전반에 침잠돼 다시 이념적 갈등을 부추기고 안보 우려를 현실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좌파 정부 때의 남북화해 정책을 몽땅 비판하는 것도 옳지는 않다. 두 번의 남북정상회담과 개성공단 설립 등 역사적인 사건과 기록은 적지 않다. 그러나 늘 과도한 퍼주기 식 대북 지원과 우리의 안이한 안보의식 등의 부작용은 실로 만만찮다. 무엇보다 종북세력의 서식 환경을 우리 스스로 제공한 측면이 크다. 보훈의 달 6월, 참수리호 비극의 진실이 새삼 큰 교훈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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