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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여수엑스포 이후가 더 중요하다
여수엑스포가 93일간의 대장정을 끝내고 12일 폐막했다. ‘살아 있는 바다, 숨쉬는 연안’이란 주제답게 지구온난화와 환경오염이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바다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행사였다. 폐막식에서 채택된 ‘여수 선언’의 메시지처럼 국제적으로 바다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의지를 결집하는 계기도 마련했다.

그러나 폐막 성적표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외국인 관람객이 40만명을 넘어섰다지만 국제적 주목을 끌었다고 단언하기에는 아무래도 미진하다. 세계 104개 나라가 참가했으면서도 거의 행사요원 위주로만 진행된 느낌이다. 빅오쇼와 아쿠아리움을 제외한다면 볼거리도 빈약했다. 콘텐츠를 내세우기보다 K-팝 아이돌 가수들을 동원해 눈길을 끌려 했고, 현란한 컴퓨터 그래픽 쇼로 일관한 느낌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관람객 끌어모으기도 어려웠다. 당초 1000만명 유치로 흥행을 장담하던 주최측의 판단은 개막 초기부터 빗나가고 말았다. 그나마 수정 목표치인 800만명을 달성한 것은 다행이다. 하지만 그것도 내용을 따져보면 그리 내세울 만한 것이 못 된다. 원래 3만3000원인 입장료가 절반 수준으로 낮춰졌고, 다시 ‘지자체의 날’이라는 명목을 붙여 10분의 1 값인 3000원으로 인하됐다는 사실 하나만 봐도 그렇다.

예약제로 시작했던 관람 방식이 도중에 혼선을 빚으면서 우왕좌왕한 것도 안타까운 부분이다. 관람객들의 공중질서 의식도 기대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 외지 손님들이 몰려드는 기회를 노리고 시작 단계에서 한동안 기승을 부렸던 지역 상인들의 바가지 상혼도 고쳐져야 한다.

그런 점에서 여수엑스포는 ‘절반의 성공’이라 평가할 수 있다. 이제부터는 나머지 절반의 성공 끌어내기에 매진해야 한다. 이번 엑스포에는 철도ㆍ도로ㆍ항만 등 10조원이 넘는 사회간접자본(SOC) 예산과는 별도로 2조원이 투입됐다. 막대한 돈을 들여 개선한 SOC 인프라와 시설, 그리고 운영 노하우를 잘 활용하면 여수를 세계적인 친수복합공간으로 키울 수 있다. 또 대전과 여수 엑스포의 경험을 바탕으로 종합박람회인 등록박람회 유치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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