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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민주당 돈 공천 수사 신속 정확해야
지난 4ㆍ11 총선 과정에서 민주통합당 공천을 받게 해주겠다며 수십억원을 투자받은 혐의로 검찰에 체포된 친노 성향 인터넷 라디오 전 대표 양경숙 씨에 대해 28일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또 양 씨에게 돈을 건넨 세무법인 대표 등 3명도 함께 구속됐다. 수사와 재판 결과를 두고 봐야겠지만 새누리당에 이어 민주당에도 돈 공천 의혹의 검은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졌다.

양 씨는 이 돈이 공천과는 관계가 없으며 인터넷 방송과 자신이 운영하는 선거홍보회사에 대한 투자로 이를 입증할 계약서도 있다며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검찰의 판단은 다르다. 돈을 준 쪽으로부터 양 씨가 민주당 실세 정치인을 거명하며 비례대표 공천을 약속했다는 진술을 이미 확보한 상태라고 한다. 실제 양 씨가 민주당 전 대표의 보좌관과 열린우리당 방송연설기획실장 등을 지낸 데다 현 민주당에 지분이 많은 친노 그룹이라는 점을 이들이 믿었던 것이다. 설령 양 씨의 주장처럼 단순 투자라 해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 소규모 인터넷 방송을 보고 수십억원씩 투자를 한다는 것은 누가 봐도 설득력이 떨어진다. 더욱이 돈을 준 피해자를 구속할 이유가 없다. 결국 투자계약서는 공천 로비를 숨기기 위한 ‘위장’이라는 게 검찰의 판단인 것이다.

민의를 대변해야 할 국회의원 자리를 돈으로 좌지우지하려는 것은 죄질이 극히 나쁜 범죄행위다. 철저한 수사를 통해 관련자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단해야 한다. 다만 검찰은 신중하게 사건을 처리해나가야 할 것이다. 특히 민주당과의 연관관계를 속단하는 것은 금물이다. 그렇지 않아도 새누리당과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차원에서 수사를 시작했다는 시각이 만만치 않다. 더욱이 연말 대선을 앞두고 민감한 시기에 섣불리 수사 진행상황과 정황을 흘리면 야당을 흠집내려는 정치적 수사라는 오해를 받기 딱 알맞다. 정치적 상황에 좌고우면하지 말고 완벽하게 물증을 확보해 빠른 시일 안에 진상을 명백하게 규명하는 것이 검찰이 해야 할 일이다.

대선후보 경선이 진행 중인 민주당으로서는 당연히 위기감을 느끼겠지만 검찰 수사 결과를 차분히 지켜보기 바란다. 대검 중수부가 직접 나서 돈의 향방을 추적하고 있다니 정말 민주당 쪽으로 흘러 들어갔는지 여부는 금세 판명될 것이다. 그 결과 민주당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사실이 입증되면 정치적으로 더 호재가 될 수 있지 않은가. 공연히 ‘물타기 수사’니, ‘야당 죽이기’니 하며 과민 대응하는 것이 국민들에게는 되레 더 이상하게 보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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