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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흉악범 사형집행 문제, 국회 논의를
19대 첫 정기국회가 100일간의 회기에 돌입했지만 기대보다는 우려가 크다. 대선 승리를 위한 치열한 정쟁에 민생 현안이 뒷전으로 밀릴 것이 분명해지기 때문이다. 당장 급한 것이 흉포한 성범죄 등 반인륜적 범죄행위에 대한 대책이지만 여야는 공감대조차 이루지 못하고 있다. 19대 국회 들어 발의된 성범죄 대책 관련 법안만도 20여건이 넘지만 그동안 단 한 건도 처리하지 않은 것이 이를 증명한다.

오로지 대선에만 정신을 판 결과다. 새누리당은 엊그제 당정회의에서조차 성범죄 방지책으로 화학적 거세 범위 확대라는 원론에 그치고 말았다. 성범죄 친고죄 전면폐지 등 말만 무성했지 구체적인 방법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 역시 여성ㆍ아동 성범죄 근절대책 특별위원회를 발족시키고 5개 대책을 내놓고도 입법은 망설이고 있다. 여야 모두 이도저도 아닌 생색내기에 치우치고 있다.

지금 성범죄는 집안에서 자고 있는 여자아이를 이불째로 납치해 참혹하게 유린하고, 만삭이 된 임산부를 겁탈까지 하는 잔혹의 극치로 치닫고 있다. 국민적 공분과 불안은 한계점에 도달했고, 급기야 젊은 부모들이 직접 아동 포르노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나섰다. 제대로 된 정치라면 이런 점을 미리 헤아렸을 것이다. 우선 여야는 민심 수습 차원에서 적극 나서주길 바란다. 성범죄 방지 법안이라도 조속히 처리하고 치안인력은 물론 상습적 성범죄자 감시 및 관리 인력 확충과 과학수사지원센터 등에 과감하게 예산을 배정하기 바란다. 이야말로 긴요한 복지다.

잔혹한 성범죄를 포함한 흉악범 사형집행 문제도 적극 검토할 사안이다. 청와대가 사회적 합의를 전제로 그 가능성을 비쳤지만 정치적으로 풀어주는 것이 모양새도 좋다. 빗발치는 여론을 외면해선 안 된다. 지난 6월 수원 여성 토막살인 사건 범인 오원춘에게 사형이 선고된 직후 국민의 절반 이상이 사형집행을 찬성했다고 한다. 지금 민심이라면 찬성이 절대 다수일 것이 분명하다. 1997년에 사형을 집행한 이후 김대중 정부 이후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사형을 집행하지 않아 사실상 사형제 폐지국가로 분류되고 있다. 그 사이 미집행 사형수는 60여명에 이른다. 민주당이 적극 나설 문제다.

피해자와 가족들의 고통보다 범죄자들의 인권 운운은 가당찮다. 2007년 안양 혜진ㆍ우슬 양 성폭행 미수 살해사건 사형수 정성현이 부당한 대우 등 인권을 침해당했다며 해당 교도관들을 상대로 최근 소송을 제기한 사건을 우리 모두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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