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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북한, 미국의 대북 강경모드 보고 있나
미국 대통령 선거운동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민주ㆍ공화 두 당의 대북정책이 강경일변도여서 눈길을 끈다. 보수인 공화당보다 집권 민주당이 더 강성이다. 그 핵심은 액면 그대로 핵문제다. 민주당은 그간의 ‘외교적 노력’을 상징하는 6자회담은 언급조차 않고 ‘대화 대신 제재’ 쪽으로 급선회했다. 4년 전 선거 때와는 판이하게 비핵화를 입증할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대가를 치를 것이라는 엄중경고를 담았다. 공화당은 더 엄격하다. 완전하고도 검증 가능한, 되돌릴 수 없는 폐기 원칙 준수를 천명하고, “북한과 이란 같은 불안한 정권이 핵미사일을 미국 본토에 쏠 수 있게끔 한 것은 어리석다”며 오바마 정부를 호되게 질책했다.

물론 이런 강경 모드가 선거 후에는 다소 완화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치열한 선거전에서 북한 핵문제에 관한 한 독할수록 더 먹혀든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만큼 국제사회 여론이 북한에 점점 더 엄격해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역설적이게도 북한은 그동안 핵을 앞세워 국제사회에 긴장감을 극대함으로써 체제 보전과 함께 식량원조 등 ‘벼랑 끝 외교’로 어느 정도 재미를 봐온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술책도 정도가 있는 법이다. 핵문제 해결을 위한 다자대화 채널은 사실상 해체됐고, 이 와중에 북한은 새 지도체제를 과시라도 하듯 얼마 전 핵보유국임을 헌법에 명시하기까지 했다.

북한의 최근 동향 역시 수수께끼의 연속이다. 경제개혁 움직임이 분명하나 그 속내는 종잡을 수 없다. 5일에는 느닷없이 우리의 국회 격인 최고인민회의를 이달 25일 또 연다고 발표했다. 경제 관련 새 법률 등을 대내외에 천명하고 경제개혁을 공식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사실이라면 김정은 국방 제1위원장이 6월 28일 제시한 ‘우리 식의 새로운 경제체제’라는 경제개혁안이 내달 실시를 앞두고 완료됐다는 의미가 된다. 경제특구 관련 법안 공표 여부도 주목된다.

북한으로서는 큰 변화가 아닐 수 없다. 문제는 이런 변화들이 핵문제 해결 없이 과연 얼마나 실효성을 거두느냐다. 개방과 개혁의 기치를 올리더라도 핵을 안고 있는 한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북한이 고립에서 탈피, 국제사회 일원이 되기 위한 기회는 그리 많지 않다. 우선 6자회담 복원에 순응하고 핵문제에 대한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이 최선의 길이다. 북한 식 경제체질로 삶의 질을 정상으로 회복하기에는 역부족일 것이 분명하다. 더구나 물리적 제재가 강도를 더하게 되면 상황은 달라진다. 판단은 전적으로 북한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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