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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北의 對中 개방, 우려 수준 넘었다
북한과 중국의 경제협력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 다시 말하면 중국의 북한 진출이 과도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과 중국이 최근 청진항을 합작 개발키로 하고 정식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이 60%, 북한이 40% 투자해 설립한 합작개발회사는 청진항을 전면 개조하는 조건으로 중국 내륙에서 쏟아지는 물동량을 700만t이나 처리할 수 있는 3, 4호 부두의 30년 사용권을 획득했다고 한다.

더 위쪽에 있는 나진항을 중국에 개방한 지 4년 만의 일이다. 나진항의 경우 4~6호 부두 건설을 조건으로 50년 사용권을 중국에 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말이 개방이지 나진ㆍ선봉 경제특구 개발을 염두에 두고 항만 자체를 중국에 통째로 넘긴 것이나 다름없다. 이뿐이 아니다. 중국은 순차적으로 선봉ㆍ단천ㆍ원산 등 주요 항만을 개발키로 하고 북측과 마무리 협상을 벌이고 있다는 정황이 속속 포착되고 있다. 이대로라면 한반도 동해 상단 일대가 그야말로 울긋불긋 오성홍기 일색이 될 날도 머지않았다.

먹고살기조차 버거운 북한으로서는 외자 유치가 발등의 불일 수 있다. 세금감면 등 온갖 특혜를 앞세워 경제특구를 조성해 공단을 만들고, 대외 교역을 위해 항만을 개조하는 것보다 더 시급한 일도 없을 것이다. 김정은 체제의 안정을 위해서라도 경제 회생은 필수라는 사정을 이해할 만도 하다. 그러나 문제는 북한이 앞뒤 안 가리고 주요 기반시설과 지하자원 등을 헐값에 넘긴다는 점이다.

때문에 중국의 북한 진출이 그저 단순한 경협 차원이 아닌 정치적 목적을 염두에 둔 것일 수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계획대로라면 수년 안에 중국은 태평양을 향하는 북한의 동해 상단 5개 항구를 거머쥐게 되는 셈이다. 외형적으로는 내륙 거점인 지린(吉林)ㆍ헤이룽장(黑龍江)성 등 동북지방의 물류 폭증을 해소한다지만 동북공정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중국은 이 시간에도 고구려 흔적 지우기에 혈안이 돼 있다. 고조선과 발해사까지 자신들의 영역이라 떠든다. 과거 신장과 위구르 자치구를 향해 서남공정을 하더니 몽골을 대상으로 북방공정, 미얀마ㆍ태국ㆍ베트남 등 접경지역에서는 남방공정, 대만ㆍ필리핀을 겨냥해 해양변경공정을 서두르는 중국이다. 북한이 모를 리 없겠지만 돌아가는 사정이 불편하고 불쾌하기 짝이 없다. 마침 수해 지원을 계기로 오랜만에 남북 대화 가능성이 엿보인다. 중국의 무모한 북한 진출을 견제하고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민족끼리 교류 및 경협은 더 활발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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