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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민주당 文후보의 진짜 과제는 安교수
민주통합당의 대선후보로 문재인 씨가 선출되면서 이제 연말 대선 경쟁이 본격 개막됐다. 당초 경선 시작 이전의 일반적 평가는 뚜렷한 일인자가 없는 혼전을 예상했지만 문 후보는 이런 예상을 뒤엎고 열세 번의 지역 경선을 완전 석권하는 기염을 토하면서 압승했다.

문 후보 압승 배경을 한두 마디로 요약하기는 어렵지만 이번 경선에 크게 영향을 미친 모바일투표에서의 현저한 우세와 민주당 당권파의 직ㆍ간접 지원이 큰 힘을 발휘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시종일관 약세를 면치 못한 이른바 비문(非文) 후보들은 경선 방식과 선거관리의 공정성을 문제 삼고 줄곧 항의해왔지만 대세를 뒤집지 못했다. 문 후보는 이제까지의 당내 친노계 좌장 위치에서 일약 제1야당 대선후보로 부각된 만큼 시급히 해결해야 할 몇 가지 선결과제를 안고 있다.

그 하나는 우선 계파 보스에서 탈피, 명실상부하게 제1야당을 통괄하고 통합해야 하는 과제가 시급하다. 후보 수락 연설에서 언급했듯이 정치쇄신을 위해서는 대폭적인 당내 개혁과 인적 쇄신을 통해 다양한 계파와 지역 간 갈등을 먼저 해소하는 당 구조조정이 필수적이다. 그것을 위해서는 선대위 중심의 당 운영과 당내 리더십 장악이 선결인데, 복잡한 당내 계파와 지역적 특수성을 고려할 때 이 같은 지도체제 전환이 반드시 순탄할 것인지는 예측하기가 어렵다.

또 하나의 과제는 안철수 서울대 교수와의 단일화 여부다. 이는 당내 혁신보다 더 어려울 수 있다. 기성정치 거부에서 출발한 안 교수는 문 후보 선출 직후 대선 출마 의지를 좀 더 구체화하고 나서 눈길을 끈다. 19일을 전후로 출정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또 문 후보와의 감동 있는 단일화를 어떻게든 이루겠다고 한 이상 어떤 모양새를 갖출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일단 경선에서 압승한 문 후보로서는 당연히 안 교수의 양보를 전제로 하겠지만 과연 안 교수가 통째로 자신을 희생할지는 미지수다.

어떤 귀결이든 두 사람은 후보 단일화를 조기에 마무리하는 것이 옳다. 과거 두 차례 대선에서도 야권 후보 단일화가 늦어지면서 폐해가 너무 컸다. 유권자들은 선거가 임박하도록 야권 후보의 성향과 철학은 물론이고 비전과 희망을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이래선 안 된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역시 예외는 아니다. 야권 후보 단일화에 대비, 과거사 등 현안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유권자들은 여야 본선 후보 간 네거티브가 아닌 진정한 정책대결을 조속히 보고 싶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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