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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요광장 - 권대봉> 대통령 후보의 언어구사력
말 한마디에 지지율 등락
언어·협상력이 선거판 원동력
상대방 존재가치 인정해야
분쟁 피하고 협상력도 높아져


대통령 후보의 말 한 마디에 지지율이 춤추는 선거의 계절이다. 언어는 모순된 양면성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 언어를 훌륭하게 구사하면 행운을 가져오지만, 잘못 구사하면 불행을 가져온다. 대통령 후보의 언어는 자기의 인품을 나타내는 잣대이며, 언어구사력과 협상력이야말로 선거판을 움직이는 원동력이다.

언어를 제대로 구사하기 위해서는 우선 유머를 사용할 줄 알아야 한다. 유머는 마음의 긴장을 풀게 해줘 사람들의 감정을 순화시킬 뿐만 아니라, 두뇌의 회전을 빠르게 해주므로 협상을 충실히 할 수 있게 해준다. 대화분위기가 어두울 때는 누구든지 이 어두운 분위기가 빨리 밝게 바뀌기를 바란다. 이때 분위기를 바꾸려면 적절한 유머가 필요하다.

선거운동이란 언어를 사용해 유권자를 설득하는 일이다. 정치적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유권자를 설득하는 일은 매우 어렵다. 유권자를 설득할 때, 자기 말을 제대로 하고 상대방 말을 경청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기 의사를 글로 제대로 표현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특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위력을 떨치는 지금은 간단한 글이 소통의 도구로 활용된다. 글은 간단 명료하고 논리적이라야 한다.

언어구사력과 협상력은 사람을 대하는 태도와 자세가 진지해야 진가를 발휘할 수 있다. 인간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남에게서 인정받고 싶어하는 속성이 있다. 인정을 해주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그 사람의 존재가치를 인정해주는 방법이 있다.

존재가치를 인정해주는데 능숙한 사람은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칭찬하는 사람과는 불필요한 분쟁을 피할 수 있다. 나아가 주요한 사람으로부터 칭찬을 받게 되면 세상에서의 존재가치를 느끼게 돼 칭찬해준 그 사람을 따르게 마련이다.

이와 관련해 하버드대학의 로젠달 교수가 연구를 한 사례가 있다. 그는 연구생을 3개조로 나누고 실험용 쥐를 각 조에 나눠줬다. 그때 교수는 연구생들을 모아 놓고 제1조에 배당된 실험용 쥐들은 쥐들 중에서 가장 우수하고, 제2조에 배당된 쥐는 보통 수준이며, 제3조에게 배당된 쥐는 가장 우둔하다고 말했다. 그 후 연구생들은 6주 동안 동일한 조건에서 실험을 했다. 연구 결과 제1조에 속한 쥐들은 가장 우수한 행동을 했고 제2조에 속한 쥐들은 보통수준의 행동을 했으며 제3조에 속한 쥐들은 매우 우둔하게 행동했다. 사실 쥐들의 지능은 다 똑 같다.

천재 쥐, 보통 쥐, 바보 쥐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쥐들이 다르게 반응한 것은 실험에 참여한 연구생들의 언어와 자세가 달랐기 때문이다. 제1조의 연구생들은 교수의 말을 액면 그대로 믿고 쥐에게 언어와 태도를 통해 천재 대우를 해줬던 것이다. 제2조의 연구생들은 보통 쥐 대우를, 제3조의 연구생들은 바보 쥐 대우를 해줬기 때문에 쥐들이 그렇게 각각 반응한 것이다.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내가 그들을 대하는 자세대로 그들은 행동한다.

만약 내가 협상테이블에서 상대방을 설득해야 할 입장에 있을 경우, 아무리 내가 말을 잘하는 달변가라 할지라도 상대방을 설득시키지 못한다면 나에게 협상력이 있다고 할 수 없다. 협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말을 경청해야 한다. 상대방은 자신의 이야기를 하나하나 수긍해주면서 열심히 들어주는 사람을 만나서 대화를 나누게 되면 매우 기뻐서 문제를 풀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해준다.

예를 들어 판매원이 아무리 유창한 말로 고객에게 물건을 판매하려고 해도 고객이 판매원을 상대해주지 않거나 최종적으로 물건이나 서비스를 구매하지 않는다면 판매원의 달변은 결과적으로 아무런 쓸모가 없게 된다. 그러므로 판매원은 고객이 맞장구칠 수 있도록 고객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한 일이다. 이러한 이치를 알고 실천하는 대통령 후보가 국민의 선택을 받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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