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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댜오위다오 분쟁, 강 건너 불 아니다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에 대한 영유권을 놓고 일본과 중국 사이에 군사적 긴장관계가 이어지고 있다. 중국은 센카쿠 해역에 순항미사일이 장착된 군함 2척을 파견했으며 일본도 이에 맞서 50여척의 순시선과 공중조기경보기(AWACS)를 투입하는 등 한때 일촉즉발의 상황이 빚어지기도 했다. 일본 정부의 센카쿠 국유화 방침이 발표되고 나서 불과 열흘 남짓 사이에 전개된 위기 국면이다.

이처럼 위기를 부추기는 것은 양국의 국내 상황이다. 일본은 오는 11월의 중의원 선거를 앞두고 정당마다 극우적인 성향을 드러내고 있다.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 내각이 센카쿠 국유화라는 결정을 내린 것도 그런 맥락이다. 중국은 중국대로 연내로 예정된 지도부 교체를 앞두고 후퇴할 수 없는 입장이 돼버렸다. 중국의 차기 지도자로 유력한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이 이 문제를 중국의 주권 차원에서 거론하는 것도 그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시 부주석이 엊그제 한 국제행사에 참석, 평화적 해결을 언급함으로써 중ㆍ일 갈등이 새 국면을 맞을 것이라는 관측이 있긴 하나 대치상황이 일거에 해소될 것 같지는 않다. 중국의 이런 움직임은 일본의 상응하는 양보를 전제로 한 것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양국 정부 가운데 어느 한쪽이 먼저 발을 빼지 않는 한 위기는 지속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중국 곳곳에서는 반일 시위가 이어지고 있고, 일본에서도 지난 주말부터 반중 시위가 다시 벌어지고 있다.

문제는 우리로서도 이 분쟁을 강 건너 불 구경으로만 바라볼 수 없다는 점이다. 조만간 똑같은 문제가 발등의 불로 우리에게 들이닥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과의 독도 문제가 그러하다. 센카쿠 문제가 터지기 직전까지만 해도 독도의 영유권을 둘러싼 한ㆍ일 간의 외교적 갈등과 마찰이 극도에 이르렀었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지금은 센카쿠 문제가 확대되면서 잠시 미뤄진 것일 뿐이다. 중국과의 관계에서 이어도 문제도 마찬가지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동북아 지역에서의 영유권 다툼이 대화와 타협 위주의 외교 채널을 벗어나 무력시위 양상으로 전환되지 않을까 하는 점이 더욱 우려된다. 중국이 무력을 동원해 센카쿠에 대한 일본의 실효지배를 무효화시키려 시도하고 있듯이 일본이 독도에 대해서도 비슷한 전략을 강구할 개연성이 커졌다는 얘기다. 이어도 해역에 대한 중국의 압박도 더욱 거세질 것이 분명하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다양하고도 적극적인 대응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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