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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야권후보 단일화 가부간 조기 결정을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 측과 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 측 간에 단일화 논쟁이 가열되는 양상이다. 예상과는 달리 먼저 포문을 연 것은 안 후보였다. 그는 “정치인은 모든 이권과 단절하고 조직화된 소수보다 힘없는 다수의 편에 서야 한다”며 기존 정당의 구태정치를 강도 높게 지적했다. 이어 공천권을 국민에게 돌려줘야 한다며 구체적인 사안까지 파고들었다. 두루뭉술하나마 민주당을 겨냥한 것은 분명했다. 이에 문 후보는 “정당 밖에서 정치를 바꿔야겠다고 말하기는 쉽다”며 “정당 혁신과 새로운 정치는 결국 정당 위에서만 실현 가능하다”고 맞받았다. 정치에 입문하기 전의 자신을 빗대 안 후보를 아마추어로 모는 분위기까지 연출했다.

민주당으로서는 안 후보의 선제공세에 적잖이 당혹스러웠을 것이다. 유인책을 내놓기 전에 선수를 뺏긴 입장에서 취해진 이해찬 대표의 공세가 이를 잘 나타내준다. 이 대표는 현대정치는 정당정치에 기반을 두고 국민들이 참여하는 대의제 민주주의라고 단언했다. 또 정당제도는 다양한 지역과 세대, 직능관계자가 참여하고, 이들의 요구를 수렴하는 민주국가의 가장 중요한 국가제도라고 했다. 그러나 이 대표의 언급에 정략적 요소가 다분했던 때문인지 안 후보는 “무소속 대통령도 국정 운영을 할 수 있다”는 말로 단호하게 정면 반박했다. 안 후보 캠프의 박선숙 공동선대본부장도 단일화는 만병통치약이 아니라며 잘 이기는 게 중요하다고 거들었다.

양측의 논쟁을 보면 정당정치 하나를 놓고도 둘 사이는 물과 기름이다. 기초적인 논란을 접고 본질적인 접근을 시도하는 것이 서로를 위해서도 바람직하다. 대선이 불과 두 달 앞인데도 후보 검증 부실 등 부작용이 이미 만만치 않다. 가부간 결론을 조기에 짓는 것이 대다수 국민의 뜻에 부합하는 길이다.

만일 단일화가 여의치 않다면 문 후보와 안 후보는 비전과 정책으로 오로지 대결한다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정당 후보에 비해 안 후보 측의 정책은 여전히 모호하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큰 틀에서 어젠다를 내놓고도 세부 실천사항들은 추후에 내놓겠다는 식이라면 곤란하다. 그러니 비현실적이라거나 추상적이라는 지적을 듣는 것이다.

지난 두 차례 대선 때와 마찬가지로 야권이 최종후보 선정에 늑장을 부린다면 유권자들은 세 번째나 ‘묻지마 투표’에 나서게 된다. 혹여 ‘노이즈 마케팅’ 효과라도 볼 심산으로 단일화를 최대한 늦잡는다면 유권자들로부터 크게 외면당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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