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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특검 피해 출국한 듯한 대통령의 맏형
이명박 대통령의 맏형 이상은 다스 회장이 이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부지 의혹 특검 개시 직전에 출국해 물의를 빚고 있다. 특검이 공식 업무를 개시하면서 이 회장을 포함, 주요 수사대상자 10여명에 대해 출국금지를 법무부에 요청했지만 이 회장이 한발 앞서 중국으로 떠난 것이다. 이 회장은 이 대통령의 아들 시형 씨에게 문제의 사저 부지 매입자금 6억원을 꿔준 입장으로, 이번 특검의 핵심 조사대상자 중 한 사람이다.

특검이 가장 먼저 맥을 짚어야 할 사안에 직접 연루된 이가 돌연 출국했다는 것은 아무리 봐도 석연치 않다. 이번 특검이 부지불식간에 이뤄진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이 회장의 행보는 비난받아 마땅하다. 떳떳하다면 누구보다도 더 적극적으로 특검에 임해야 할 입장 아닌가.

거듭 강조하지만 이 회장은 이번 특검의 핵심 사안인 대통령 아들의 부동산실명제법 위반 혐의를 규명하는 데 있어 반드시 필요한 참고인이다. 시형 씨가 검찰 수사에서 부지 매입자금 12억원 중 절반을 큰아버지 이 회장에게서 빌리고 차용증을 써주기까지 했다고 진술한 때문이다. 문제 소지가 다분한 것은 대통령 아들이 아버지에게 되팔기로 한 부지를 사기 위해 본인 명의로 큰아버지에게서 돈을 빌리고 연 5%의 이자까지 부담했다는 대목이다. 사회 통념상 선뜻 납득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검찰이 이런 내막을 말끔히 해소하지 못했기에 특검 필요성이 대두됐고 또 우여곡절 끝에 성사됐다. 검찰은 지난 6월 이 사건에 대해 시형 씨를 포함한 관련자 7명 전원을 불기소 처분해 여론의 뭇매를 맞은 바 있다. 게다가 최근에는 대통령 일가여서 부담이 컸음을 시인하는 일까지 빚어진 마당이다. 이 회장의 출국에 대해 청와대가 “우리가 말할 사안이 아니다. 아는 바 없다”며 딴청 피우듯 한 것도 사려 깊지 못한 처사다. 대통령의 친인척 관리 소홀로 늘 질타를 받아온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이번에도 직무유기라는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 민주통합당이 대통령 일가의 사전 공모설을 제기하고 비겁한 행위라고 질타해도 할 말이 없게 됐다.

더구나 이 대통령의 작은형 이상득 전 의원은 저축은행 금품수수 혐의로 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형편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를 포함해 일가가 줄소환될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기왕 특검이 이뤄진 이상 그 어떤 성역도 있을 수 없다. 이 회장부터 조기 귀국해 조사에 성실히 임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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