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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쉼표> 수능한파
‘교육,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의 핵심인 대입시험 제도는 광복 후 16번이나 바뀌었다. 백년 운운이 머쓱해진다. 어김없이 내년에도 수능제도가 크게 달라진다. 좋은 대학을 가고 싶은 수험생, 좋은 학생을 뽑으려는 대학의 생각은 백년 넘어도 변함이 없지만 정권의 입맛에 따라 무수히 많은 대입 제도가 양산되고 있다.

강산도 몇 번 바뀌었지만 변하지 않은 건 대입 시험날 날씨다. 대학입학시험이 치러지는 날은 추워야 ‘제 맛’이다.

40년 전인 1972년 11월 27일 치러진 대입 예비고사를 전하는 당시 신문 역시 ‘영하 7도의 맹추위’를 빠뜨리지 않았다.

대입하면 ‘한파’를 떠올지만 실제로 수능과 한파는 크게 상관없다. 2000년 이후 작년까지 12차례 수능시험 당일 평년 기온보다 낮았던 것은 3차례에 불과하다. 오히려 평년보다 따뜻했던 경우가 9번이나 된다. 대입 한파(寒波)가 아니라 ‘온파(溫波)’가 더 정확하다. 40년 전인 1972년 예비고사 시험일도 영하 7도라면 11월 하순의 정상적인 수준이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수능 추위를 당연히 받아들이고, 따뜻한 날씨를 예외로 생각하는 건 심리적인 요인인 것으로 보인다. 수험생은 물론 학부모 등 숱한 이들의 긴장이 수능 한파를 만들어낸 것인지도 모른다.

올해 수능 응시생은 67만여명이다. 시험이 끝나면 늘 그렇듯 만족하는 사람은 소수일 것이다. 생애 첫 도전에서 실패를 맛볼 이들이 적잖을 것이다. 하지만 “잊지 말라. 그대라는 꽃이 피는 계절은 따로 있다(김난도의 ‘아프니까 청춘이다’ 중)는 담담한 마음으로 실력 발휘를 할 일이다.

당연히(?) 올해 수능도 따뜻한 날씨에서 치러진다.

전창협 디지털뉴스센터장/jlj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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