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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大選 후보들, 안보위기 관리능력 겨루라
대선판이 북풍(北風) 회오리에 휘말리고 있다. 대선 때마다 불어닥치더니 이번에는 예고조차 없었다. 여야 후보들은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를 규탄은 하면서도 입장 차이를 파고들며 드잡이라도 할 기세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안보론,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는 안보 무능론을 앞세워 상대방을 질타한다.
박 후보는 “안보 위험은 지진과 같다”며 “확실한 국가관을 가진 세력이 나라를 맡게 하는 게 이번 선거의 또 다른 화두”라고 각을 세웠다. 또 “애국가를 부르기 거부하고, 국기에 대한 경례도 하지 않으려는 세력과 동조하는 사람들에게 나라를 맡길 수 없지 않느냐”며 문 후보와 민주당, 나아가 통합민주당 이정희 후보 진영의 대북관을 싸잡았다. 문 후보는 “안보 악용을 경계한다”면서 “위성으로 담뱃갑 크기까지 식별하는 시대에 건물 20층 높이 로켓의 분리 여부를 제대로 알지 못했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정부ㆍ여당의 허술한 대북정보망을 몰아붙였다.
양측의 주장이 결코 틀리지 않다. 그러나 옳고 그름을 논하기 전에 이번 사태를 자기 쪽에 유리하게 끌어들이려는 정략적 의도가 너무 노골적이라는 점은 심히 유감스럽다. 두 후보의 대북 공약을 세밀하게 보면 정도의 차이는 분명 있으되 결론은 ‘유연한 접근’에 모아진다. 기회 때마다 박 후보는 대화에는 전제조건이 없다고 했다. 단호할 때는 단호하되 부드러울 때는 더 부드럽자는 식에 가깝다. 문 후보는 당선되면 북한에 특사를 보내 취임식에 북측 인사를 초청하고 임기 첫해에 남북정상회담을 하겠다며 태평성대를 구가하다시피 했다.
현 정부의 대북 강경정책에 비판적인 여론이 우세한 데다 분단 비극에 익숙하지 않은 다수의 젊은 층을 염두에 뒀을 것으로 짐작되나, 보다 분명한 것은 돌발 또는 만일의 사태를 간과했다는 사실이다. 북한 정권의 불확실성과 그로 인한 불가측성 도발의 결과가 얼마나 참담했는지를 백안시한 결과다. 북한은 지금 후속조치로 핵실험 가능성까지 보이는 상황이다.
오는 3차 TV토론은 특별히 국가안보 위기관리에 대한 후보들의 정책과 능력을 집중적으로 재조명하는 장(場)이 돼야 한다. 특히 통진당 이 후보는 중도사퇴하지 않는다면 ‘실용위성’이라는 북측 주장을 대놓고 두둔해온 입장에 변함없는지 분명하게 밝혀야 할 것이다. 어느 당파가 더 장밋빛 정책인지, 또 누가 국가적 위기상황에 잘 대처할지, 특히 북한의 오판을 바로잡고 무모한 책동을 거뜬히 막아낼지에 대한 유권자들의 냉철한 판단이 요구되는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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