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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새해 예산안 처리부터 ‘희망’ 을 보여라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새해 예산안 처리를 놓고 삐걱댄다. 오는 28일까지 처리하겠다는 최근의 다짐이 지켜질지 끝까지 불안하다. 이번 예산안은 새 정부 출범과 맞물린다는 점에서 의미는 새롭다. 만일 연내 처리가 불발되면 새 정부 출범 첫해부터 준예산 편성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게 된다. 여도 야도 이는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우선 입장차부터 좁히되 안 되면 절충을 시도해 시간을 아껴야 한다. 쟁점이 이른 바 당선인 또는 새 대통령 예산이다. 새누리당은 박근혜 당선인의 공약 이행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6조원을 추가 편성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에 민주당은 일방적인 예산 증액은 안 된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것만 놓고 보면 정치적으로 있을 수 있는 일처럼 보인다. 그러나 한 꺼풀만 벗겨보면 그야말로 구태정치의 꼼수가 그대로 드러난다.

대선 전 민주당은 마치 정권교체를 기정사실화하기라도 한 듯 새 대통령 예산을 최소한 3조~4조원 이상을 별도로 준비해야 한다고 했고, 새누리당은 말도 안 된다며 한마디로 무시했다. 그러던 새누리당이 승리한 뒤 한발 더 나가자 민주당이 이번에 강력 반대에 나선 것이다. 상대방은 깔아뭉개고 나만 살겠다는 독단적 발상이 대선 승패를 떠나 여전히 여야 진영 모두에 넘쳐난다.

새해부터 국가 안팎의 도전이 만만찮다. 정략보다는 국가 차원에서 큰 정치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이번 예산안 처리는 대선 후 첫 정치적 리트머스 시험지나 다름없다. 국민들은 새 정치를 귀가 닳도록 들어야만 했다. 민주당은 야권후보 단일화라면 모든 것을 내줄 것처럼 하다시피 했고, 새누리당은 소통과 상생을 유난히 강조했다. 이제 그 약속을 지키라는 것이다. 민주당은 대선 패배라는 씻을 수 없는 과오 앞에 내부 정비조차 쉽지 않겠지만 할 일은 해야 한다. 혹여 새누리당이 대선 승리로 힘이 뻗친다 해서 과반의석(153석)을 앞세운다면 그토록 갈망한다는 화합의 정치에 반하는 행위가 된다.

무리한 정책 이행보다 더 절실한 것은 선심성 복지 공약을 먼저 걸러내는 일이다. 마침 박 당선인이 “복지 공약 등 특별예산 6조원과 관련, 재정 건전성을 고려해 국채 발행을 최소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다. 국채를 발행하겠다는 여당도, 반대하는 야당도 이를 적극 참고해 타협과 절충을 모색하기 바란다. 이것으로 상생과 화합을 위한 정치 길목을 트고, 국민 모두에게 희망을 보게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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