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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길용의 화식열전] 원스토어 ‘필사’의 상장…임직원 275억 차익매물 ‘대기’ 중
최근 비교기업 주가 하락
공모가 고평가 부담 커져
매출성장→흑자전환 관건
스톡옵션 일찌감치 주식전환

원스토어가 9일부터 상장 공모가 결정을 위한 기관 수요예측에 들어간다. 지난 주말 SK쉴더스는 공모가 거품과 그에 따른 수요예측 흥행 실패로 상장을 철회했다. SK스퀘어로서는 SK텔레콤에서 투자지주회사로 독립한 이후 첫 기업공개(IPO)에서 고배를 마시게 됐다. 양사 모두에서 주관사를 맡은 NH투자증권으로서도 ‘병살타’는 피해야 할 처지다. ‘필사적’ 영업이 예상된다. 공모가 범위가 투자자에게 그리 매력적이지는 않지만 재무적 투자자(FI)가 일정 수준의 투자 회수는 가능해 상장 진행을 포기할 정도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다만 투자매력이 그리 높지는 않다. 상장에 앞서 대규모로 주식매입선택권을 행사한 임직원들이 최대 수혜자가 되는 점이 눈길을 끈다.

원스토어 희망공모가 범위는 3만4300원~4만1700원이다. 4월8일 종가를 기준으로 비교기업의 매출액 대비 시가총액 배율(PSR) 평균 7.34배에 28.9%~41.4%의 할인율이 적용됐다.

2019년 11월 FI SKS키움파이오니어가 원스토어에 975억원을 투자할 때 평가된 주당 가치는 2만5185원이다. 희망공모가 하단 보다 26.6% 낮다. 이번 IPO에서 SKS키움파이오니어는 보유 지분의 절반을 구주 매출해서 2년 반 만에 얻을 수익률이다. 3자 배정 유상증자에도 통상 할인율이 적용된다는 점, 매출액이 2019년 1351억원에서 2142억원으로 58.5% 급증한 점 등을 감안하면 SKS파이오니어가 투자한 가격보다 높은 수준에서 공모가가 설정될 만 하다.

다만 최근 1개월 사이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 6일 기준으로 다시 비교기업 PSR 평균을 산출하면 6.78배로 낮아진다. 같은 할인율을 적용하면 공모가 범위는 3만1600원~3만8500원이 된다.

구글플레이스토어와 애플앱스토어 대비 원스토어의 비교우위는 디지털콘텐츠의 외부결제 허용과 낮은 게임 수수료율(20%, 구글와 애플은 30%)에서 비롯된다.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통신 3사가 합작했고, 원스토어 앱이 스마트폰에 기본으로 탑재된다는 점도 강점이다. 하지만 2019년 대비 2021년 영업비용 증가율은 56.82%로 이 기간 매출 증가율에 버금간다. 비용으로 매출을 늘린 셈이다. 영업수익보다 영업비용이 더 큰 적자구조다. 이를 탈피하려면 매출을 더 늘려 규모의 경제를 갖춰야 한다.

원스토어 월별 이용자수 추이를 보면 지난해 3분기까지 10만 명을 넘다 4분기부터 10만 명을 하회하고 있다. 분기별 총거래액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성장이 정체되고 있다. 코로나19 방역조치 완화는 비대면 앱스토어에도 호재는 아니다. 2년간의 가파른 성장이 앞으로도 계속되리라 장담하기 어렵다.

원스토어는 이번 1600억원 규모의 신주를 발행해 크로스플랫폼 강화, 글로벌 앱마켓 플랫폼 구축, 스토리사업 원천 지적재산(IP) 확보 등에 투자할 예정이다. 그동안의 매출 성장에는 국내 통신 3사의 지원이 힘이 됐다. 국내와 달리 통신사의 지원이 제한적인 해외에서도 성공을 거둘 지는 미지수다.

원스토어는 2018년 임원과 직원 120여명에 95만1300주의 스톡옵션을 부여했고 현재 모두 주식으로 전환됐다. 전환가는 주당 5390원이다. 공모희망가 하단 기준 차액은 이재환 대표 12억8000여망원을 비롯해 모두 275억원이다. 스톡옵션을 행사한 임직원들이 이번 IPO의 최대 수혜자다. 원스토어는 우리사주를 배정받은 임직원들을 위해서는 은행에 담보까지 제공했다.

앞서 상장을 철회한 SK쉴더스는 박진효 대표와 이용환 사업총괄 2명에 38만여주의 스톡옵션을 부여했었다. 기업공개 이후 12개월. 28개월, 24개월 시점에 행사되며 전환가는 평균 약 2만2000원이다. 공모가 하단 기준으로 상장했다면 38억원 가량의 평가차익이 가능했다.

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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