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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환율 비상, ‘안전판’ 한미 통화스와프 다시 가동해야

원/달러 환율이 12일 1290원에 육박하며 13년만에 최고 수준으로 뛰었다. 17개월 만에 2600선이 붕괴된 코스피지수는 하락폭을 키웠고, 기술주 중심의 코스닥도 3.77% 급락해 18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렇게 외환·금융시장이 요동치는 것은 미국이 41년 만에 최고치인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급격하게 기준금리를 높이고, 그에 따라 달러가치가 치솟는 강(强)달러 현상이 발생해 글로벌 금융시장을 흔들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지난주 통상적인 금리인상폭의 2배인 빅스텝(0.5%포인트 인상) 카드를 22년 만에 실행에 옮겼다.

한국 경제는 대외개방 수준이 높아 환율이 급등할 경우 금융시장 변동이 커지고 수입물가가 올라 실물경제까지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한 지 사흘만 인 13일 추경호 경제부총리와 이창용 한은 총재가 참석하는 긴급 거시금융상황점검회의를 연 것은 고환율이 몰고 올 파장을 최소화하겠다는 의지일 것이다.

미국이 금리인상의 가속페달을 밟는 데다 우크라이나 사태, 중국의 봉쇄 조치 등으로 글로벌 경제전망에 대한 불안심리가 큰 만큼 안전자산인 달러에 대한 수요는 급증할 수밖에 없다. 이미 국내 주식시장에선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이 이어지고 있다. 반면 에너지·곡물가 급등으로 무역수지 적자가 쌓이면서 국내로 유입되는 달러는 확 줄었다. 달러당 1300선을 방어하기가 쉽지 않고 1310선을 단기적 1차 저지선으로 삼아야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한은이 한·미 금리 역전에 따른 자본유출 방어를 위해 금리인상을 시사했지만 경기침체와 고용둔화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와 금융 당국이 대응책을 강구하겠지만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이 더 급해진 상황이다.

중앙은행끼리 급할 때 돈을 주고받을 수 있는 통화스와프는 최고 수준의 금융협력으로 꼽힌다. 위기상황을 대비해 평소 쌓아두는 외환보유액이 적금이라면 통화스와프는 마이너스통장이다. 계약을 체결해놓고 필요한 때 언제든지 쓸 수 있기 때문에 외환보유액과 달리 보유비용도 들지 않는다. 그래서 대부분의 나라가 미국과 같은 기축통화국과 통화스와프를 체결하고 싶어한다. 우리나라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20년 코로나19 사태 초반에 미국과 체결했던 두 번의 통화스와프도 외환·금융시장을 안정시키는 데 매우 효과적으로 작동했다. 마침 21일 한·미 정상회담이 열린다. 외교 및 경제안보 현안이 주로 논의되겠지만 ‘환율방어’가 화급한 우리로서는 통화스와프 체결도 빼놓을 수 없다. 윤 대통령이 최우방과 첫 외교무대에서 한국 경제의 안전판을 확보하는 성과를 거둬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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