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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檢출신 공정위원장 유보, 편중 인사 돌아보는 계기로

공정거래위원장 내정설이 돌았던 검찰 출신 강수진 고려대 교수가 후보군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어떤 이유로 그렇게 (배제)됐는지 설명하기 어렵고 설명할 입장에도 있지 않다”고 했다. 검찰 편중 지적과 무관치 않다는 관측도 나왔지만 인사권자인 윤석열 대통령은 “전혀 아니다”고 했다. ‘강 교수 카드’를 접은 연유가 어디에 있는지 지금으로선 알 수 없지만 결과적으론 잘된 일이다. 윤석열 정부 초대 금융감독원장에 특수통인 이복현 전 부장검사를 임명한 데 이어 공정거래위원장까지 검사 출신으로 채운다면 ‘인사 편중’ 논란은 더욱 거세지며 정국경색의 불씨가 됐을 것이다.

윤 대통령은 유례가 없는 검사 출신 금감원장을 낙점하면서 “금감원이나 공정거래위 같은 경우 규제기관인 데다 적법 절차와 법적 기준을 가지고 예측 가능하게 일해야 하는 곳이기 때문에 법 집행을 다룬 사람들이 가서 역량을 발휘하기에 아주 적절한 자리라고 늘 생각해왔다”고 했다. 윤 대통령의 생각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금감원과 공정거래위는 감독과 제재 못지않게 금융·경제시장의 안정과 발전을 도모해야 하는 자리다. 문제가 생긴 뒤의 사후 조치보다는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사전적 예방이 중요하다. 불법·부정행위를 법적 잣대로 처단하는 수사와 다른 지점이다. 금융의 작동 원리나 경제의 복잡한 작동 원리를 꿰고 있어야 하는 고도의 전문직이다. 공정거래위의 경우 4차 산업혁명시대 플랫폼 경제 도래로 이전의 기준으로 풀 수 없는 문제가 분출하고 있다. 과거에 금융·산업범죄를 다룬 경험이 많다는 이유로 금감원이나 공정거래위 수장을 맡기기에는 리스크가 크다. “검찰 출신 수장들이 금융인과 기업인들을 피의자 대하듯 경직된 태도로 대하지 않을까 걱정된다”는 우려가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윤 대통령은 이미 1기 내각과 대통령실에 검사 출신 측근과 지인 15명을 포진시켰다. 이 가운데는 자신과 부인의 송사를 대리했던 변호사들도 포함돼 있다. 야당과 언론의 편중 인사 비판에도 유능함을 기준으로 한 적재적소 인사라는 소신을 굽히지 않고 있다. 그러나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금융·산업 감독기관 수장까지 검찰 출신이 차지하는 것은 너무 나간 것이다. ‘검찰공화국’ 논란을 자초하는 것이고, 자칫 이전 정권에 대한 정치보복을 위한 포석이란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윤 대통령은 인사 편중 논란에 대해 “과거에 민변 출신들이 아주 도배를 하지 않았나”며 불편한 심정을 토로했다. 앞선 진보 진영 정부가 편향된 인사를 했다면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일이지, 내 허물을 가리는 명분이 돼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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