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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화물연대 파업 타결로 물류 숨통…후속조치에도 만전을

화물연대 파업이 극적으로 타결됐다. 국토교통부와 화물연대가 14일 밤 경기 의왕 내륙컨테이너기지에서 핵심 쟁점인 안전운임제를 지속 추진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또 안전운임제의 적용 대상 확대를 위해서 노력한다는 데도 의견을 같이했다. 이로써 물류 수송이 꽉 막힌 지 7일 만에 화물연대의 집단 운송 거부는 일단락됐다.

이번 파업으로 인한 산업계 피해는 실로 컸다. 정부 추산에 의하면 그 피해 규모가 적어도 1조6000억원을 웃돌았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제품이 제때 출하되지 못하고 부품과 원자재가 수송길이 막혀 자동차·철강·석유화학·시멘트 등 업종에선 일부 생산라인이 멈추기도 했다니 피해가 불어날 수밖에 없었다. 국내 최대 철강업체인 포스코도 며칠만 더 파업이 이어졌으면 고로를 세워야 했을 정도였다고 한다. 그럴 경우 철강을 공급받아야 하는 자동차와 전자 등의 산업은 치명적 타격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생각만 해도 아찔한 일이다. 그렇지 않아도 원유 등 국제 원자재 시세가 폭등하고 달러 가치가 크게 올라 기업의 어려움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화물연대 파업은 이중, 삼중의 고통이 아닐 수 없었다. 그나마 피해가 더 확산되기 전에 물류 수송이 정상을 되찾게 된 것은 다행이다.

화물연대 파업이 일단락됐다고는 하나 문제의 불씨가 완전히 사그라진 것은 아니다. 정부나 화물연대 모두 경제적 피해에 대한 부담으로 합의에 이르기는 했다. 하지만 사실상 합의 수준은 미봉책에 불과하다. 안전운임제의 지속 시한과 확대 대상을 둘러싸고 다시 충돌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기 때문이다. 안전운임제의 취지는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화물기사는 대부분 과로와 과적, 과속 운행을 할 수밖에 없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유류비 등 운송 원가에 적정 이윤을 더한 최소한의 적정 운임을 보장해준다는 게 그 취지다. 실제 효과도 상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교통연구원 등의 실태조사를 보면 화물차의 과적이나 장시간 운행에 따른 인명 등 대형 사고를 예방하는 데에 분명한 효과가 있다고 한다. 하지만 실제 운임을 지불해야 하는 화주 측이 이에 동의할지 확인된 바 없다. 올해로 예정된 일몰시한을 한시적으로 연장한다 해도 이를 아예 폐지하자는 주장도 계속 나올 것이다. 구체 방안 마련에 걸림돌이 적지 않다는 얘기다.

첨예한 이해 조정은 양보가 따르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합리와 상식을 바탕으로 대화하고 이해의 폭을 넓혀가면 절충점은 나오게 마련이다. 정부, 화물연대, 화주 등 이해관계자는 모두 한 발씩 양보해야 비로소 그 상생의 방법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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