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윤리심판원이 20일 ‘성희롱 발언’ 의혹을 받는 최강욱 의원에게 ‘당원 자격 정지 6개월’의 징계 처분을 내렸다.
민주당 당규에는 징계의 수준을 ‘경고, 당직자 자격 정지, 당원 자격 정지, 제명’의 단계로 구분하고 있다. 최 의원은 제명 이전 단계로, 상당한 중징계라 할 수 있다. 당내외 파장이 컸고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중앙당 윤리심판원에 직권조사를 요청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는 게 윤리심판원의 설명이다.
또한 결정에 이견은 전혀 없었다고 하니, 무리한 징계는 아닌 듯싶다. 최 의원의 징계는 당 비대위 최종 의결의 절차가 아직 남아 있기는 하다. 하지만 우상호 비대위원장은 전날 윤리심판원의 의결 사항을 존중하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시사했다. 성희롱 발언 파동 두 달 만에 최 의원의 징계는 사실상 확정된 셈이다. 최 의원 징계에 세간의 관심이 쏠리는 것은 이번 결정이 민주당의 혁신 의지를 가늠하는 바로미터였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최 의원의 중징계가 민주당에는 일단 고무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 민주당은 그동안 끊임없는 성비위 논란에 휩싸였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 오거돈 전 부산시장,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권력형 성범죄로 큰 물의를 빚었다. 그런데도 잊을 만하면 유사한 일들이 꼬리를 물었고, 최근에는 3선의 박완주 의원이 관련한 의혹으로 당에서 제명되기도 했다. 하지만 늘 그때뿐이었다. 상황을 엄중히 받아들이고 뼈를 깎는 자성과 재발 방지 조치 없이 진상을 부인하거나 은폐하며 어물쩍 넘어가기 일쑤였다.
그 오만의 대가는 혹독했다. 보궐선거, 대통령선거, 지방선거에서 연이어 참패했고, 5년 만에 정권을 내주는 수모를 겪었다. 민주당이 기치로 내걸었던 도덕성 우위의 강점 소멸과 도를 넘는 우리 편 감싸기가 가져온 결과다. 상대에게는 정의와 공정의 잣대를 엄격히 대면서 자기 편에는 느슨한 잣대를 대는, 그 이중적인 행태에 민심이 차갑게 돌아선 것이다. 이제 그 모순의 고리를 끊고, 변화와 혁신으로 거듭나는 민주당의 길을 회복하기를 바란다. 물론 이런 정도로 민주당이 ‘내로남불당’의 오명을 벗고, 원칙과 약속을 지키는 정당이 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적어도 그 계기가 되기에는 충분하다.
따지고 보면 최 의원과 민주당만의 일은 아니다. 당장 국민의힘만 해도 ‘성상납’ 의혹을 받는 이준석 당대표에 대한 당 윤리위 회의가 곧 열린다. 모두가 이해할 만한 객관적인 결과를 내놓지 못한다면 국민의힘 역시 엄청난 저항에 직면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