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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나홀로 노인가구만 넘칠 K-초고령사회의 우울한 미래

통계청이 28일 발표한 ‘2020~2050년 장래가구추계’의 핵심은 ‘나 홀로’ 1인 가구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그것도 노인들 중심이 될 것이라는 점이다. 독거노인으로 가득 찬 ‘K-초고령 사회’의 우울한 미래다.

한국의 생활형태는 이미 1인 가구 중심이다. 2020년 전체 가구의 31.2%가 혼자 산다. 하지만 30년 후인 2050년에는 39.6%로 늘어난다. 부부만 사는 2인 가구도 16.8%에서 23.3%로 늘어난다. 대신 부부가 자녀와 함께 사는, 이른바 핵가족은 29.3%에서 17.1%로 줄어든다. 전체 가구의 3분의 2가 홀로 또는 부부 둘이 산다는 얘기다.

하지만 더 우울한 건 고령화의 그늘이다. 가구주가 65세 이상인 노인가구는 2020년 464만가구에서 2050년 1137만5000가구로 많아질 전망이다. 30년 만에 2.5배가 되는 것이다. 지금은 40·50대 가구주가 가장 많지만(43.7%) 미래엔 70대 이상이 주류(40.2%)가 된다. 게다가 노인가구의 40% 이상이 1인 가구다. 다섯 집 중 두 집은 독거노인가구인 셈이다. 자녀가 성장 후 독립해서라면 좋겠지만 실상은 이혼이나 사별의 결과다. 아예 결혼을 하지 않거나 아이를 낳지 않는 것도 중요한 원인임은 물론이다.

안 그래도 우울하기 그지없는 미래상인데 심지어 속도마저 점점 빨라진다. 통계청이 공식적으로 “인구 고령화 속도와 기대여명이 늘었나 2019년 추계보다 1인 가구의 분화 속도가 더 빨라졌다”고 인정할 정도다.

30년 후의 일이라고 쉽게 넘겨서는 안 될 일이다. 한국의 고령화 속도는 가히 역사적이다.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7% 이상일 경우 ‘고령화 사회’로 본다. 우린 새 밀레니엄에 들어서며 고령화 사회를 맞았다. 22년 전이다. 노인 비중 14% 이상이면 ‘고령 사회’인데 그건 2017년이다. 그로부터 8년째인 2025년 우린 ‘초고령화 사회(노인 비중 20% 이상)’에 들어선다. 앞으로 불과 3년 후다. 노인왕국 일본보다 빠른 속도로 늙어가다 보니 벌써 전국 지자체의 절반 가까이는 초고령 사회에 진입했다.

물론 빠른 고령화 속도를 나쁘게만 볼 수는 없다. 높아진 생활수준과 좋아진 의료기술의 덕분인 것도 사실이다. 문제는 사회안전망이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나타나는 게 경제적 빈곤이고 심리적 고독이다. 그 파장의 확장성은 코로나19보다 결코 작지 않다.

노인들이 시장과 일터에서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저출산대책의 전철을 고령화에서 다시 밟아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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