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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힘들지만 옳은 길 긴축재정, 선언보다 실천이 중요하다

정부가 7일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 긴축재정을 선언했다. 늦어도 한참 늦었지만 이제라도 재정건전성의 고삐를 죄기로 했다는 점은 다행스럽다. 목표와 의지도 상당하다.

큰 틀의 목표는 재정건전성 관리 수준을 코로나19 이전으로 되돌리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올해 5.1%나 될 것으로 보이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비율을 내년에 3% 이내로 줄이고 앞으로도 이를 계속 유지키로 했다. 그럴 경우 2027년까지 국가채무비율 50%대 중반에서 관리 가능하다. 국가채무비율은 올해 말에 50% 목전에 달한다. 윤 정부 임기 중 5~6%포인트 오르는 정도로 통제하겠다는 것이다. 앞서 문재인 정부 5년간 국가채무비율 상승폭(14.1%포인트)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이다.

정부는 강력한 통제방안도 마련한다. 이른바 재정준칙이다. 아예 연간 관리재정수지 3% 이하 통제, 국가채무비율 60% 초과 시 수지 한도 축소 등을 재정준칙에 담아 법으로 못 박기로 했다. 정부는 이런 내용에대해 공청회 등을 열어 다듬은 후 9월에 재정준칙을 법제화할 예정이다.

선언과 목표보다 중요한 건 의지요, 실천이다. 원래 나라살림은 곳간지기와 수요처의 끝없는 갈등의 과정이다. 더 달라, 못 준다는 식이다. 게다가 몇 년간 펑펑 쓰던 걸 줄여야 한다. 쉬울 리 없다. 줄줄 새는 곳이 많았다지만 사실 쓰지 않을 도리가 없어 들어간 재정이 대부분이다.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재난에 피해를 입은 국민을 지원하는 건 당연한 국가의 의무다. 그럼에도 긴축재정은 피할 수 없는 선택이다. 너무 많이 풀린 돈으로 인플레는 고삐가 풀린 상태다. 그런데 성장은 둔화된다. 침체기를 맞았다고 재정으로 부양할 수도 없다. 그건 인플레를 더 자극하는 일이다. 경기가 회복 국면에 접어들었을 때 풀어 쓸 재정여력을 지금 마련해야 한다.

긴축재정은 옳지만 힘든 길이다. 강력한 지출 구조조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나라를 빚덩어리로 만들지 않으려면 나가는 돈을 줄이는 것 이외엔 방법이 없다. 정부의 솔선수범이 중요한 이유다. 정부가 먼저 허리띠를 졸라매야만 국민이 수긍하고 따라온다. 정부는 공무원 정원·보수를 엄격히 관리하기로 했다. 동결이 원칙이고 불가피한 인상이나 확대는 최소화한다. 미활용 국유자산은 물론이고 골프장,콘도회원권 등 여유 자산도 매각한다. 취약계층 지원용 노인일자리를 제외한 직접일자리사업은 축소한다.

하지만 그것으로도 부족하다. 정치 바람에서 벗어나는 것이 먼저다. 건강한 재정은 재정운용의 독립성이 전제될 때만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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