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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예고된 코로나 6차 대유행, 방역고삐 다시 죌 때다

코로나19의 6차 대유행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신규 확진자 수가 2배로 증가하는 ‘더블링’은 이미 시작됐고 벌써 며칠째 하루 2만명을 넘는다. 다음달엔 ‘하루 20만명’이란 모델링 결과들이 줄을 잇는다. 정부도 지난 8일 코로나19의 확산 국면 전환을 공식 선언했다.

코로나19의 감염병 등급을 1급에서 2급으로 하향 조정한 게 지난 4월 말이다. 불과 석 달 만에 또다시 대유행의 고비를 맞은 셈이다. 이쯤 되면 문제가 무엇인지 당연히 짚어봐야 한다. 앞으로도 감염병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고 피해를 최소화하는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최근 급속한 확진자 증가의 원인은 전파력이 더 센 변이 바이러스(BA.4, BA.5)의 출현이다. 지금까지 우세종이던 BA.2(스텔스오미크론)는 오미크론보다 30%나 전파력이 높다. 그런데 BA.5는 BA.2보다도 35%나 높다. ‘감염 끝판왕’이다. 오죽하면 아직 이름조차 정하지 못했을까. 심지어 강한 면역 회피 특성까지 지녔다. 백신이나 감염으로 면역 항체를 지닌 사람도 쉽게 돌파감염시킨다. 이미 하루 확진자 20만명을 넘기며 대유행이 시작된 프랑스에선 75%가 BA.4와 BA.5 감염자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들 하위 변위 바이러스가 우세종이 되는 건 시간문제다. 이렇게 엄청 센 놈이 출현했는데 감염 환경은 야외나 실내나 그야말로 “어서오십시요”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됐고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도 사라지면서 2년 넘게 억눌렸던 행락 발길은 전국 산과 강, 바다를 뒤덮는다. 3년 만의 노(NO)마스크 물놀이로 해방감을 만끽한다. 이동량은 금방 코로나19 유행 이전 시기로 회복됐다. 여기에다 여름철 에어컨 가동으로 실내 감염 가능성은 커졌다. 심지어 백신 면역 지속기간도 막바지에 다다라 면역력은 날로 떨어진다.

다행스러운 건 전파력과 치명률은 반대로 간다는 점이다. 실제로 BA.5가 우세종이 된 재유행 국가들에서 치명률은 종전과 별 차이가 없다. 하지만 낮은 치명률이라 해도 감염자 급증은 위중증 환자 증가와 사망자 발생으로 이어진다. 경계를 게을리 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정부는 오는13일 고민 끝에 방역 조치 강화 여부에 대한 대책을 발표한다. 11일엔 국가감염병위기대응 자문위원회 첫 회의도 열었다. 엄혹했던 2년간의 시련으로 볼 때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로의 회귀를 결정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길은 ‘자율 방역’ 하나뿐이다. 마스크 착용과 손씻기 등 개개인의 방역 습관을 강화해야 한다. 앞으로도 주기적으로 찾아올 더 센 코로나 하위 변이들에 대항하는 유일한 길도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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