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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결국 한미 금리역전, 올 게 온 것뿐 차분히 대응해야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7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렸다. 지난 6월에 이은 또 한 번의 자이언트 스텝이다. 이로써 금리는 2.25~2.5%가 됐고 한국(2.25%)을 앞질렀다. 지난 3월 금리인상이 시작된 이후 불과 4개월 만에 나타난 현상이다.

두 차례 연속 급격 인상이라지만 놀라울 것은 없다. 이미 공지됐고 앞으로도 비슷한 기조는 이어진다. 오히려 시장의 관심사는 1.0%의 울트라스텝 여부였다. 미 증시는 충격보다는 불확실성의 제거로 봤다. 큰 폭의 상승세로 마감한 이유다.

이유는 당연하다. 아직도 고물가는 여전하고 잡힐 기미조차 없다.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는 9.1%나 올랐다. 1980년 11월(9.6%) 이후 약 42년 만에 최고다. 물가 억제 목표치인 2%는 아직 먼 나라 얘기다. 여기에 실업률은 반세기 내 가장 낮다. 누가 봐도 강력한 긴축 이외엔 답이 없다. 연말 금리에 대한 미국 시장의 합의선은 이제 3%가 아닌 4% 선이다. 아직 한참 가야 한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모든 수단을 동원해 물가안정을 달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상황에 따라 금리 속도를 늦출 수도 있다”고 덧붙였지만 “배 부르면 그만 먹겠다”는 말에 다름 아니다. 그는 여전히 배가 고프다. 오히려 “강한 금리인상에도 경기침체를 피할 수 있다”는 발언에 주목해야 한다. 이보다 확실한 긴축 의지의 표현도 없다.

문제는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이다. 많은 이가 한미 간 금리 역전을 우려한다. 금리 차를 노린 달러가 빠져나간다는 것이다.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정도의 문제다. 당분간 그럴 걱정은 크지 않다. 금리 차가 워낙 미미한 데다 한은 금통위도 8월 말 재차 금리를 올릴 게 분명하다. 9월 미 FOMC가 열릴 때까지는 재역전이다.

그보다 환율이 1300원대에서 고공 행진 중이다. 금리 차보다 환차익이 더 크다. 나갈 상황이 아니다. 실제로 최근 20년내 한미 간 금리 역전은 세 번이나 있었다. 그때마다 오히려 달러는 유입됐다. 정부가 28일 비상거시경제 금융회의를 열어 “예의주시하겠지만 자본 유출 우려가 크지는 않다”고 자신감을 보이는 것도 그런 이유다.

중요한 것은 앞으로다. 호들갑 떨 필요는 없지만 차분한 대응은 필수다. 물가가 잡힐 때까지 미국이든, 한국이든 금리인상은 불가피하다. 당연히 경기에 영향을 미친다. 한국은 특히 미국 수출에 악영향을 받는다. 이미 대중 무역은 적자다. 수출의 양대산맥에 먹구름이다. 가장 중요한 성장엔진에 활력이 떨어진다. 한국 경제로선 고통의 시간이다. 1년도 더 넘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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