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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두 달 연속 6%대 고물가, 경기 후폭풍 최소화해야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6.3% 올라 근 2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환율 급등으로 물가가 가파르게 오른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1월(6.8%) 이후 가장 높다. 지난 6월 6.0%에 이어 두 달 연속 6%대 이상을 기록한 건 1998년 10월(7.2%), 11월(6.8%) 이후 23년8개월 만이다.

치솟던 유가가 잠잠해지자 농산물발 물가폭풍이 바통을 이어받는 모양새다. 올여름 무더위와 잦은 비로 채소와 과일 작황이 나빠진 데 따른 것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1일 배추 한 포기 평균 소매가는 6709원으로, 1년 전보다 89%, 오이는 75%나 뛰었다. 복숭아 10개들이 가격은 2만2381원으로, 전년 대비 32.8% 올랐다. 농수산물값 급등은 각종 가공식품, 외식 서비스 가격의 도미노 상승을 부른다. 지난달 공공요금 인상에 전기·가스·수도도 15.7% 상승하며 전월(9.6%)보다 오름폭을 키웠다. 이 같은 상승률은 조사가 시작된 2010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그동안 물가급등세를 견인했던 국제유가 급등 등 대외적 요인이 조금씩 완화되고 있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중단됐던 선박을 이용한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도 1일 재개됐다. 지난해 8, 9월 물가상승률이 높았던 데 따른 역기저 효과로 8월에는 물가오름세가 지금처럼 심각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무역수지가 넉 달 연속 적자를 기록한 데다 한미 금리 역전으로 원/달러 환율이 고공 행진하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소비자물가는 앞으로도 불안불안한 흐름을 이어가 7~8% 오름세를 시현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정부는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두고 물가상승에 가장 큰 타격을 받는 취약계층의 생활고를 덜어줄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정부가 내년도 기준중위소득(4인 가구 기준)을 5.47% 인상해 사회안전망을 높인 것은 잘한 일이다.

물가급등은 소비침체와 기업 투자를 위축시키고 경기침체를 앞당기는 악순환을 유발한다. 근로자에게는 임금인상 명분으로 작용해 기업의 생산비용 전가와 제품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등 인플레이션을 더 악화시키는 고리가 된다. 이렇게 인플레이션 심리가 확산되면 우리 경제 전반에 고비용 구조가 고착될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이 물가를 잡기 위한 추가 빅스템(0.5% 인상)에 신중한 것도 민생과 경제 전반에 미치는 충격이 너무 커서다. 정부는 통화, 환율에서 세금, 재정에 이르기까지 가능한 모든 카드를 활용해 고물가가 경제에 미치는 후폭풍을 최소화하는 데에 진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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