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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규제개혁의 앞날 결정할 첫단추 대형마트 영업규제 심판

윤석열 정부의 주요 규제혁신 시스템으로 주목받는 규제심판제도가 4일 ‘대형 마트 영업 규제’를 대상으로 제1차 규제심판회의를 시작한다.

신규 출점과 영업시간·일자를 제한하는 대형 마트 규제는 지난 2012년 골목상권 보호를 명분으로 도입된 이후 끊임없이 실효성 논란을 불러왔다. 영세 자영업자와 재래시장을 보호한다는 명분과 소비자를 불편하게 만들고 유통산업을 위축시킨다는 현실 사이에 접점을 찾지 못했다. 오죽하면 최근 규제 관련 국민제안투표에서 폐지 대상 1위에 오를 만큼 불만이 높은데도 10년이 지나도록 답을 찾지 못했겠는가. 그런 난제가 종결을 앞두게 됐다는 것만으로도 의미는 충분하다.

규제심판제도는 민간전문가와 현장활동가 100여명으로 구성된 규제심판부가 규제 개선의 필요성을 판단하고 소관 부처에 규제 개선을 권고하는 제도다. 안건별로 전문분야에 맞게 배정된 5명 내외의 규제심판 위원이 이해관계자 의견 청취, 대국민 온라인 토론 등을 실시해 규제의 적정성을 심의한 후 권고 내용을 정한다. 개선 권고에도 해당 부처가 수용하지 않으면 규제개혁위원회와 대통령이 참석하는 규제혁신전략회의로 넘어가 확정된다.

과정이야 그렇다지만 규제 이익과 행정 효율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해당 부처 공무원이 아니라 민관이 동시에 참여한 심판부에서 개선 여부를 결정토록 한다는 게 제도의 취지다. 행정부처가 심판부의 결정에 토를 달기는 쉽지 않다. 제도를 총괄 지휘하는 국무총리실도 “심판관들이 결정하고 해당 부처는 그 결정을 따라야 한다”고 공공연히 얘기할 정도다.

그래서 심판부의 결정은 신중에 신중을 기할 수 밖에 없다. 이번에도 심판부는 상호 수용 가능한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시한과 횟수를 정해두지 않고 지속적으로 회의를 연다. 5일부터 2주일간 일반 국민이 참여하는 온라인 토론도 실시한다.

그럼에도 결론이 쉽지는 않다. 부처가 결론을 수용해도 국회 동의라는 산을 넘어야 한다. 대형 마트 규제 개선엔 법개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결과를 설득시킬 충분한 논리를 찾는 게 핵심인 이유다.

시작이 반이다. 첫단추는 최종 옷매무새를 좌우한다. 대형마트 영업규제 심판은 제도의 미래 명운을 결정할만큼 중요하다. 앞으로 심판해야 할 과제들은 무수히 많다. 곧이어 착수하기로 확정된 것만해도 수산물유통업 외국인근로자 고용 허가, 휴대전화 추가 지원금 상한 폐지, 미혼부 출생신고제도 개선, 반영구화장 비의료인 시술 허용, 렌터카 차종 확대, 외국인 학원 강사 학력제한 완화 등 여러 가지다.

첫 시험무대의 명쾌한 결론이 해묵은 과제들의 연속된 해결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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