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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尹대통령 취임 100일, 원점에서 시작한다는 각오 필요

17일로 취임 100일을 맞는 윤석열 대통령의 심경은 굳이 설명이 필요 없을 듯하다. 연일 불거지고 있는 인사 난맥상과 정책 혼선으로 20%대까지 떨어졌던 국정지지율이 이를 잘 말해주고 있다. 불과 석 달여 만에 이처럼 저조한 국정지지율을 보인 정권은 거의 없다. 이런 상태가 더 이어지면 ‘윤석열 리더십’ 자체가 실종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마저 감돌고 있다. 여기에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의 갈등 표면화로 상황은 더 악화되는 모습이다. 심기일전의 각오를 거듭 다지고 리더십 회복을 위한 돌파구 마련이 절실하다. 취임 100일이 그 계기가 돼야 할 것이다.

비록 0.73%의 차이로 당선됐지만 윤 대통령의 취임 직후 분위기는 꽤 괜찮았다. 용산 대통령실 시대를 열어 국민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고 소통하는 대통령상을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6·1지방선거에서는 여당이 압승을 거두며 기세를 올렸다. 지지율도 50%를 훨씬 웃돌아 ‘윤석열호’의 순항을 예고하는 듯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이후 지지율은 급전직하했고, 급기야 ‘리더십 상실’을 걱정해야 할 지경까지 이르렀다. 그 원인은 너무도 자명하다, 검찰 출신 편중 기용 등 인사 문제와 끝없는 여권 내 권력다툼, 미숙한 정책 추진 등이 그것이다.

원인이 자명하다면 해법도 그만큼 명료해진다. 윤 대통령은 지난 8일 여름휴가를 마친 뒤 첫 출근길에 “국민 뜻을 세심하게 살피고 늘 초심을 지키면서 국민의 뜻을 잘 받들겠다”며 강한 쇄신 의지를 피력했다. 그렇다. 초심으로 되돌아가는 것이다. 임기 5년 가운데 이제 불과 100일이 지났을 뿐이다. 그동안의 혼란과 실패를 반면교사로 원점에서 모든 걸 다시 시작해도 결코 늦지 않다. 아직 가야 할 길은 너무 멀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윤 대통령의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검찰과 지인 등 한정된 인력 풀의 범위를 우선 넓히는 것이 화급하다. 다양한 인재를 고르게 등용하면 국정의 막힌 혈로는 쉽게 뚫리기 마련이다. 교육부와 보건복지부 장관, 공정거래위원장 등 공석이 길어지고 있는 장관급 자리는 이러한 관점에서 속히 진행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청와대 참모진의 과감한 교체도 마다하지 않아야 한다.

여권 내부 다툼 조정 역시 윤 대통령이 확고하게 중심을 잡고 풀어야 한다. 당장 화급한 것은 분란의 불씨가 되고 있는 ‘윤핵관’에 대한 입장 정리다. 국가지도자는 쓴소리도 달게 받아들여야 하며 경우에 따라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인적 손절도 불사해야 한다. 윤 대통령 의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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