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25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시장의 예상대로 베이비스텝이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2.50%가 됐다. 미국과 금리(2.25∼2.50%) 상단도 같아졌다.
여전한 고물가에 환율까지 급등했지만 애초 빅스텝(0.50%)의 가능성은 크지 않았다. 그만큼 최근 금통위의 금리 결정은 안정적이다. 예측 가능한 발언을 하고 그대로 결정하는 모습이다. 불확실성을 줄여주는 소망스러운 일이다. 시장도 충격 없이 반응했다. 지난 7월 사상 최초의 빅스텝 인상 당시에도 그랬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시그널은 선명했다. 그는 지난 7월 금통위 직후 “물가가 현재의 전망 경로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면 당분간 금리를 0.25%포인트씩 점진적으로 인상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었다. 그와 함께 “연말 기준금리 컨센서스는 2.75~3.0%”라는 레인지까지 줬다. 당시 2.25%의 금리 수준으로 볼 때 올해 남은 8월, 10월, 11월 세 차례 금통위 일정을 고려하면 향후 빅스텝 인상은 선택지에서 사라진다. 여기에다 “한-미 간 금리차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얘기도 수차례였다.
한국은행은 이날 올해 한국 경제의 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을 각각 2.6%, 5.2%로 수정했다. 지난 5월(성장 2.7%, 물가 4.5%) 수정한 수치를 재차 조정한 것이다. 모두 부정적인 쪽이다. 성장은 낮아지고 물가는 높아질 것으로 본 것이다.
결국 8월 금통위의 금리인상이 주는 메시지는 확실하다. “아직도 물가잡기는 멀었고 금리인상은 가야만 하는 길”이라는 점이다. 베이비스텝은 입장 변화가 아니라 속도조절일 뿐이라는 얘기다. 금통위는 지난 4월부터 빅스텝까지 밟아가며 줄기차게 금리를 인상해왔다. 이번이 4차례 연속이다. 사상 처음이다. 아마도 연속 인상의 역사는 11월까지 계속 경신될 것이다.
그리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매달 0.7%가량씩 무섭게 오르던 소비자물가가 6월부터 횡보한다지만 여전히 6%를 넘어 외환위기 이후 최고 수준이다. 동절기 에너지 소비까지 늘어나면 더 안심할 수 없다. 역설적으로 물가는 경기침체라는 약으로만 다스려진다. 그때까지 금리인상은 멈출 수 없는 과정이다. 고물가는 서민에게 더 고통스럽고 임금과 인플레 악순환을 몰고 오기 때문이다.
긴축성 통화정책은 취약계층 보호대책으로 보완돼야 한다. 소상공인, 영세상인, 다중채무자 등 한계차주에 대한 정책지원자금이 원활하게 공급돼야 함은 물론이다. 그래야 사상 초유의 연속 금리인상이 ‘무데뽀’ 아닌 고육지책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