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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마스크 착용 규제, 네거티브제 전환 검토할 만

한여름 코로나 재유행이 안정 상태에 접어들면서 추가 방역 완화 조치가 나올 모양이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가 20일 정례 브리핑을 통해 밝힌 내용이 그렇다. “오미크론 하위 변이 BA.5로 인한 재유행은 정점을 지났고, 확진자도 계속 감소 중이니 다양한 완화 조치를 준비 중”이라는 것이다.

우리 방역 당국의 코로나 규제가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강력했다는 건 주지의 사실이다. 모든 실내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나라로는 우리가 유일할 정도다. 그러니 추가적인 출구 전략 검토 사실만으로도 일상으로의 회복이 가까워졌다는 기대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실제로 거리두기 없는 추석 명절 실험은 성공으로 마무리되는 모양새다. 감염재생산지수는 4주째 1 미만을 유지하고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도 지난주 대비 각각 23.4%, 14.9% 감소했다.

당국은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 완전 해제와 해외 입국 후 PCR(유전자 증폭) 검사 폐지, 영유아 실내마스크 의무화 폐지 등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은 실외라도 50명 이상 모일 경우 마스크를 써야 하지만 음식 먹는 게 허용되는 마당에 실효성 떨어지는 유명무실한 규정이었다. 아이들이 마스크 쓴 사람만 보니 언어, 공감 능력, 감정파악 능력 발달에 부정적 영향을 받는 것도 사실이다. 마스크를 벗은 민얼굴이 부끄럽다며 급식을 못 먹는 아이들이 나올 정도다. 오래가면 상당한 사회적 문제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언제 새로운 변이가 출현하고 확대 재생산될지 모르는 게 코로나다. 아직 완전한 일상으로의 복귀는 시기상조라는 얘기다. 올여름처럼 길고 긴 팬데믹의 터널은 아닐지라도 겨울독감의 동시 유행처럼 작은 터널들은 계속 나타난다. 증상이 있어도 코로나 검사를 받지 않는 숨은 감염자들은 파악하기도 어렵다. 규제 해제는 신중해야 한다. 뒤처져서도 안 되지만 과감하게 진행할 일은 더욱 아니다.

결국 적절한 타이밍과 수위조절이 관건이다. 출구전략을 진행하더라도 최소한의 규제들은 방역 안전망으로 남겨둬야 하는 이유다. 그런 방안이 국가감염병위기대응위원회 자문위원인 정재훈(가천대 예방의학과) 교수가 적극 주장하는 마스크 착용 의무화의 네거티브제 전환이다.

의무 해제를 기본으로 하더라도 의료기관이나 대중교통 등 꼭 착용해야 하는 곳을 특정하자는 식이다. 실내에서도 전화응답 서비스 등 밀집근무 장소라면 마스크 착용이 필요할 것이다. 확진자 격리도 기간을 줄일지언정 당장 없애서는 안 된다. 코로나에 종식은 없다. 일상으로의 복귀만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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