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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야당 대표 4년 중임제 개헌 제안, 공론화 필요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면서 국회 데뷔전을 치렀다. 자신의 ‘사법 리스크’를 방어하기 위해 강력한 대여 투쟁을 선언할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와는 달리 차분한 어조로 민주당의 정책적 대안을 제시하는 데 주력했다. 강자의 횡포를 억제하고 약자와 동행한다는 억강부약(抑强扶弱) 기조 아래 기본사회론을 설파했고, 기본연금(노인연금 40만원 상향)·기본금융(이자폭리방지법) 등 기본적 삶이 보장되는 사회 시스템을 강조했다. 국가적 과제로 떠오른 기후위기 극복을 위해 탄소중립 특위를 설치하자고도 제안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순방 외교를 ‘외교 참사’로 규정하면서 “책임을 분명히 묻겠다”고 한 대목에서 긴장감이 높아지긴 했지만 제1야당 대표로서 그 정도 비판은 할 수 있다. 다만 미국 인플레발 경제위기가 엄습하는 국면에서 나라 곳간을 지키고 채울 방안 제시가 없었다는 점은 아쉽다.

이 대표의 정책적 제안과 주장 가운데 주목할 대목은 “4년 중임제 개헌안을 2024년 총선에서 국민투표에 부치자”는 것이다. 올해 정기국회가 끝난 직후 국회 안에 ‘헌법개정특위’를 구성하자고도 했다. 대통령 5년 단임제를 4년 중임제로 바꿔 책임정치를 가능하게 하고 국정의 연속성을 높여야 한다는 데는 국민 다수가 동의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자원개발·녹색성장 기조가 이어졌다면 우리 기업들은 전기차 배터리 핵심부품 조달 및·탄소중립 환경에 더 잘 대처할 수 있었을 것이다. 물론 여당은 윤 대통령의 임기가 반환점도 돌지 않은 시기에 개헌을 추진하는 것이 탐탁지 않을 수 있다. 당장 “민생의 블랙홀이 될 이재명식 개헌에 대해 어떤 국민들도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세를 폈다.

1987년에 개정된 현행 헌법을 고쳐야 한다는 국민 공감대는 이미 형성돼 있다. 만 18세 이상 3명 중 2명(66.5%)이 개헌해야 한다는 데 동의(한국리서치 웹 여론조사)하기도 했다. 국회는 물론 노무현·박근혜·문제인 등 역대 대통령들도 개헌을 제안했다. 독재의 반작용으로 등장한 87년 헌법은 35년이 지난 지금 더이상 유효하지 않다. 현재와 같은 승자 독식의 대통령제와 극단적 대결을 심화시키는 정치 구조를 계속 유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여야와 좌우 진영을 막론하고 누구나 그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개헌 작업이 이제껏 지지부진한 것은 당장 눈앞의 집권욕을 내려놓지 못한 탓이다. 정권 초엔 대통령과 여당이 국정 장악력을 위해 개헌에 소극적이고 정권 말엔 집권 가능성을 본 차기 주자들이 뒤로 미뤄놓기 일쑤였다. 개헌을 정치개혁의 첫걸음으로 받아들이고 공론화의 길에 나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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