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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경제쓰나미 극복방안 찾아야 할 국감, 정쟁판될까 걱정

올해 국회 국정감사가 4일 상임위별로 일제히 시작됐다. 이번 국감은 다음달 3일까지 한 달간 정부 각 부처 등 738개 피감기관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국감은 정부의 국정운영 전반에 대한 감시와 그에 따른 정책대안 제시가 본연의 취지다. 국민이 국감에 거는 기대가 늘 큰 것은 이런 까닭이다.

이번 국감은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처음 실시되는 만큼 본래의 취지를 잘 살려 가중되는 경제난 극복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점에서 특히 중요하다. 그러나 여야 간 대치가 극심해 정책 국감은 실종되고 정쟁의 장으로 변질되는 것은 아닐까 걱정이다.

지금 정치판은 죽기 살기로 싸우는 아귀다툼이 한창이다. 대선 직후 권력교체기에 시작된 이 싸움은 날로 그 강도가 커지고 있다. 급기야 문재인 전 대통령의 감사원 조사까지 번지면서 극에 달한 상태다. 민주당은 감사원의 조사 통보를 ‘대국민 선전포고이자 정치보복’이라고 규정하며 반발이 거세다. 그 파장이 결국 국감 현장으로 이어지고 여야 간 정쟁은 더 고조될 것이다.

게다가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 순방 성과와 비속어 파문으로 야당은 박진 외무부 장관의 해임안을 의결한 상황이다. 또 국민의힘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성남 FC 후원금 비리 의혹 사건 공소장에 공모자로 적시된 점을 이번 국정감사에서 부각시키려 할 것이다.

이뿐이 아니다. 태양광과 탈원전 등 전 정부 사업의 비리를 끄집어 내려는 여당과 이를 방어하는 야당의 싸움도 쉽게 끝날 듯싶지 않다. 얽히고설킨 각종 정치 현안들로 국감 현장에서의 첨예한 여야 대립은 불을 보듯 뻔하다.

다음 총선과 대선까지 겨냥한 정치권의 주도권 다툼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우리의 안팎 상황은 정쟁으로 날을 샐 만큼 한가하지가 않다. 당장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3고(高) 쓰나미’가 몰아쳐 민생은 사실상 파탄 상태다. 기업들의 사정도 심각하다. 높은 금리와 환율, 원유 등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벼랑 끝까지 몰려 빈사 상태다. 그나마 우리 경제의 버팀목이 돼주던 수출마저 부진해 6개월째 무역수지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그 규모가 외환위기 수준을 넘어 사상 최대치로 올라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 와중에 북한은 4일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쏘아 올렸다. 그야말로 사면초가의 상황이다.

지금 정치판의 정쟁은 민생과 전혀 무관한 것들이다. 차기 총선과 대선에서 민심을 얻으려면 정쟁으로 시간을 허송할 게 아니라 민생을 살릴 생산적 방안을 국감을 통해 구현하는 게 가장 빠른 길이란 것을 정치권은 각별히 새기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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