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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허위 제보에 놀아난 김의겸과 민주당, 대오각성해야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등장하는 이른바 ‘청담동 심야 술자리 의혹’이 한 달여 만에 허위로 드러났다. 최초 제보자인 첼리스트 A씨가 경찰 조사에서 “늦은 귀가를 의심하는 전 남자친구를 속이려 거짓말했다”고 진술한 것이다. 법무부 국정감사장에서 이를 처음 공론화한 더불어민주당 김의겸 의원은 결과적으로 허무맹랑한 제보에 놀아나 일국의 대통령과 장관을 욕보인 셈이다.

청담동 술자리 의혹은 지난 7월 윤 대통령, 한 장관이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30여명과 심야 음주가무를 즐겼다는 취지의 내용이었다. 김 의원은 첼리스트 A씨와 남자친구 B씨의 통화녹음 파일을 국감장에서 틀었다. 친야 유튜브 매체인 ‘더탐사’에서 제공한 파일이다. 녹취록의 정치적 파장을 생각했다면 김 의원은 1차적으로 팩트체크를 했어야 했다. 현직 대통령과 법무부 장관이 새벽에 서울 번화가에서 변호사 30여명과 술 마시고 노래를 불렀다는 것은 누가 봐도 황당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더욱이 법률가 출신의 윤 대통령이라면 이해충돌방지법 저촉 등 갖은 억측을 낳을 자리인 것을 뻔히 알면서 로펌 변호사들과 사적자리를 가질 리 만무했다. 통상 대통령이 움직이면 비공식 자리라고 할지라도 대통령 차량 말고도 경호원, 경호차량이 움직인다. 일반인들 눈에 띌 수밖에 없고 술자리 다른 손님들, 종업원들을 통해서 소문이 번질 수밖에 없다. 상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제보와 녹취록의 신빙성을 의심했어야 했는데 문재인 정부 청와대 대변인을 지냈고 30년 기자생활을 했다는 김 의원은 이 같은 합리적 의심과 기초적 검증을 무시했다.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는다는 확증편향이 뼛속 깊이 각인돼 있다는 방증이다.

김 의원은 청담동 의혹이 거짓으로 판명나자 “윤 대통령 등 관련된 분들에게 심심한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국감에서 제보를 확인한 건 당연히 할 일이고 다시 그날로 되돌아가도 같은 질문을 안 할 수 없다”고 했다. 형식적 유감 표명을 했을 뿐 아직도 본인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모른다는 태도다. 녹취록에 담긴 통화내용이 사실인지 A씨에게 확인하는 기본만 지켰더라도 이같은 우스꽝스러운 소동은 없었을 것이다. 얼굴을 들 수 없게 된 만큼 당 대변인 자리를 내려놓는 등 도의적·정치적 책임을 져야 마땅하다.

민주당의 책임도 무겁다. 녹취록의 신빙성을 따지는 차가운 이성은 마비된 채 정치 공세의 호재를 만났다며 ‘제2의 국정 농단’ 운운하다 체면만 구겼다. 제1야당의 품격이 땅바닥에 떨어졌다.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는 대오각성하고 진정성 있는 대(對)국민 사과를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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