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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시사]청년층의 주거사다리 복원과 내집마련의 꿈

안정된 주거와 내 집 마련은 모든 사람의 꿈이고 희망이다. 우리나라의 자가보유율은 2006년 61.0%에서 2020년 62.2%로 큰 변화가 없는 상태다. 특히 40세 미만 자가보유율은 2006년 38.5%에서 2020년 30.1%로, 8.4%포인트 감소해 다른 연령층에서 비슷하거나 미미하게나마 자가보유율이 상승한 것과는 반대 양상을 보인다. 우리나라 국민 88%가 내 집이 꼭 있어야 한다는 내 집 마련의 꿈을 갖고 있다. 우리나라의 평균 초혼연령(남자)이 33.3세이고 생애 최초 주택 마련에 걸리는 평균 기간이 7년임을 고려하면 평균적 40세 전후에 처음 내 집을 갖게 된다. 따라서 40세 전후 연령층의 내 집 마련을 지원하는 정책은 의미가 매우 크다.

내 집을 마련하는 방법은 신규 주택을 청약하는 것과 기존 주택을 매입하는 방법으로 구분된다. 그동안 신규 주택 청약에서 가점제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제도가 변경됐고 이로 인해 미혼청년가구나 신혼부부들이 청약시장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기존 주택 매매에서도 최근 몇 년간 20·30대 매매 비중이 급속히 증가해 서울의 경우 20·30대 아파트거래량이 전체 거래량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한다. 정부는 이런 문제점을 해소하고 청년과 서민층의 내 집 마련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향후 5년간 공공분양주택 50만호 공급계획을 발표했다. 낮은 분양가와 다양한 주거선택권을 위해 다양한 유형(나눔형·선택형·일반형)이 도입된다. 또한 초기 목돈이 필요없게끔 장기저리 전용모기지가 신설되고 LTV(주택담보대출비율)는 80%가 적용되고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는 미적용한다. 청년층 수요가 많은 중소형 평형에는 추첨제를 확대하고 40·50대 중장년층 수요가 많은 대형 평수는 가점제를 확대해 청약 당첨 기회가 제고될 수 있게 청약제도도 개선된다. 50만호 공공분양주택 중 34만호는 청년층에, 16만호는 40·50대에 공급한다. 이러한 청년층 대상의 주택공급계획이 중장년층에게 차별적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1인가구 연령별 비율이 20·30대가 36%, 40·50대 28.6%로 40·50대 1인 가구비율도 상당히 높음에도 공공분양 혜택을 20·30대에 몰아줘 중장년층이 역차별을 받는다는 논리다. 그러나 연령별 자가보유율을 살펴보면 40세 미만은 30.1%로, 전국 평균 60.6%에 비해 현저히 낮다. 40세 미만의 자가보유율은 전 연령대에서 가장 낮을 뿐 아니라 2006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자가보유율은 현저히 낮고 자산 형성 정도가 취약하고 초기자본이 부족한 청년과 신혼부부에게 공공주택 공급 기회가 더 많이 주어져야 한다.

그동안 신규 주택 분양시장에서 젊은 층이 상대적으로 소외돼왔던 점을 고려하면 이번에 발표된 50만호 공공분양주택은 현재로서는 최선의 방안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모든 세대가 만족하는 공공주택 배분비율을 만들어내기는 어렵다. 사회 환경에 맞춰 공공주택이라는 한정된 자원의 배분비율과 방법을 조정해가면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해가는 것이 최선의 대안이다. 현재와 같은 주거불안이 지속되는 한 한국 사회의 미래는 밝을 수가 없다. 젊은 세대를 위한 주거사다리의 복원과 내 집 마련 지원이 절실한 이유다.

천현숙 고려대 겸임교수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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