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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두 달 연속 감소 초비상 수출전선에 줄파업 타격까지

무역전선이 초비상이다. 뛰지도 못하고 주저앉는 수출에 수입은 여전히 날아간다. 무역수지 적자는 눈덩이다. 실로 풍전등화의 한국 경제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11월 수출 실적은 519억1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무려 14%나 줄어들었다. 엄청난 감소만으로도 충격인데 10월에 이어 두 달 연속이다. 이유는 여러 가지다. 전 세계적인 경기둔화에 화물연대의 운송 거부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반도체와 석유화학은 30% 가까이 줄었고 중국 수출도 4분의 1 토막이 날아갔다. 11월까지 누계 수출이 사상 처음으로 6000억달러를 돌파했지만 빛바랜 기록이 돼버렸다.

반면 11월 수입은 589억3000만달러로, 계속 증가다. 그 결과, 8개월 연속 무역수지 적자다. IMF 외환위기 후 25년 만에 처음이다. 무역적자는 11월만 70억1000만달러에 달하고 지난 4월부터 누적으로는 426억달러에 이른다. 사상 최대 기록을 매달 경신 중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297억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불과 1년 새 700억달러 이상이 금고에서 빠져나간 셈이다. 이대로라면 12월 실적 보기가 무서울 정도다.

안 그래도 올해 들어 성장에 제 역할을 못하는 수출이다. 1일 잠정치로 발표된 3/4분기 실적에서 수출은 전기 대비 1.1% 증가에 그쳤다. 수입 증가세가 워낙 크다 보니 그 정도로는 성장에 도움을 주기는커녕 깎아먹는 결과가 됐다. 실제로 수출의 성장 기여도가 마이너스 1.8%다. 믿었던 큰아들의 배신이다. 그런데 3분기보다 험한 상황이 두 달째 계속이다. 12월에 만회해야 하지만 상황은 암울하다.

업무개시명령에도 계속되는 화물연대의 파업으로 추가적인 수출 차질은 예정된 수순이다. 반도체시장에 온기는 찾아보기 힘들다. 그나마 효자 노릇하던 조선까지 엇박자다. 현대중공업 노조가 1일부터 파업을 시작했다. 동절기 에너지 확보를 위한 원유 수입은 계속 늘어나고 중국은 깨어날 기미조차 없다. 무역수지도 반전을 기대하긴 틀렸다. 정부가 주요 시장별·산업별 맞춤형 수출 전략으로 총력 지원한다지만 보조수단일 뿐 구조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한다.

개방형 무역국가인 우리에게 수출은 엔진이자 심장이다. 여기에 이상이 생기면 중병되기 십상이다. 특히 무역수지 적자는 만병의 근원이다. 물론 무역수지 적자가 수출경쟁력이 떨어져서 생긴 일은 아니다. 원자재 가격상승과 중국의 코로나 봉쇄정책에 기인한 바 크다. 그렇다 해도 할 수 있는 노력은 다해야 한다. 이 와중에 파업은 내부 총질과 다름없다. 살고 봐야 고기도 먹을 수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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