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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길용의 화식열전] 키움 회장의 기막힌 투자…총수일가 자산 반년새 3배↑
다우데이터 7월 이후 주가 3배 급등
키움증권 등 실적 부진에도 이례적
김익래 기관 5% 공시 전 선행매수

김동준·이머니 중심 후계 완성단계
주가 오르면 증여비용 조달에 도움
특수관계인 前 대표 최근 차익실현

2022년은 거의 모든 투자자들이 낭패를 본 해다. 그 와중에도 ‘대박’을 터뜨린 이들이 있다. 키움그룹 총수인 김익래 회장 부자다. 그룹 지주회사 격인 다우데이타 주가가 불과 반년 새 3배나 급등하며 이들이 보유한 주식 가치도 수천 억 원 이상 불어났다. 주가 급등 전 김 회장은 절묘하게 일부 지분을 매입했다. 총수의 회사 주식 매집을 눈여겨봤다면 엄청난 차익을 거둘 수 있었던 셈이다.

2022년 1만5300원으로 출발한 다우데이타 주가는 7월 한때 1만원 아래로까지 떨어졌지만 이후 가파르게 반등하며 12월에는 3만3150원까지 치솟는다. 11월에는 80% 넘게 주가가 올랐다. 7월말 4400억원대이던 시가총액은 12월말 1조2000억원을 넘어선다.

김익래 회장은 다우데이타 지분 26.66%를 가진 개인 최대주주다. 김 회장의 아들인 김동준 키움인베스트먼트 대표가 지배하는 이머니는 31.56%를 가진 최대주주다. 김 회장과 이머니의 지분가치만 7300억원에 달한다. 6개월새 지분가치가 5000억원 가까이 불어났다.

특별한 호재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실적은 뒷걸음 쳤다. 2022년 3분기까지 다우데이타는 매출액 1440억원, 순이익134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각각 10.5%, 61% 급감(개별재무제표 기준)했다. 2022년 동안 주가흐름도 다우기술 -14.9%, 키움증권 -19.5%로 부진했다.

자회사 다우기술과 손자회사 키움증권의 실적도 좋지 않았다. 같은 기간 다우기술은 매출액 은 9% 순이익은 13% 늘었지만 주력회사 키움증권 순이익은 44% 급감했다. 두 회사 실적까지 반영한 이 기간 다우데이터의 연결기준 순이익도 4534억원으로 전년동기(7460억원) 보다 40%나 줄었다.

특이할 부분은 호주 펀드 오르비스인베스트먼트의 지분 확대다. 연초 5% 보유신고를 한 오르비스는 8월 5일 지분율이 6.21%로 늘었다고 신고한다. 오르비스는 2월부터 7월말까지 46만2214주를 주당 평균 1만2846원에 사들였다.

오르비스의 다우데이타 지분매입은 이뤄졌지만 지분율 공시가 나오기 전인 6월23일부터 7월20일까지 김 회장도 주식 3만2856주를 주당평균 1만318원에 매입했다. 다우데이타는 대주주 등 특수관계인 보유지분율이 67%에 달한다. 매매에 따른 주가 변동성이 높은 편이지만 오르비스와 김 회장이 지분을 사들인 기간에는 코스닥 시장 전체가 급락하고 있어 주가는 비교적 잠잠했다.

김 회장의 보유지분 가치 상승은 후계구도에 중요하다. 김 회장은 일찌감치 보유한 다우데이타 지분 상당부분을 아들 개인회사인 이머니에 증여했다. 이머니는 이후 장내에서 다우데이타 지분을 추가 매집해 최대주주에까지 올랐다. 김 대표 개인도 다우데이터 증여와 지분매입을 통해 현재 지분율이 6.5%에 달한다.

다만 이머니와 김 대표는 다이데이터 지분률을 높이는 과정에서 매입대금과 증여세 등을 차입했다. 현재 이들이 보유한 다우데이터 지분 절반 가량이 금융회사 등에 담보로 잡혀있다. 대주주 지분율이 높아 주가가 오르면 일부를 현금화 해 차입금을 상환할 여력이 생긴다.

한편 김 회장과 특수관계인으로 분류된 이진환 전 다우데이터 대표는 12월 들어 보유한 다우데이타 주식 5만4000주 가운데 절반인 2만7511주를 장내에서 주당 평균 3만원 가량에 팔았다.

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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