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중부 6개성(후베이성·후난성·허난성·장시성·산시성·안후이성)의 경제발전을 위해 2차례 ‘중부굴기(中部屈起)’정책을 추진한 데 이어 중국 5번째 지역경제 클러스터인 2015년 ‘장강 중류 도시군 발전계획’을 수립하는 등 중부내륙시장에 공을 들여왔다. 특히 2020년 쌍순환정책의 시작으로 내수 소비가 중요해짐에 따라 더 주목받는 시장으로 거듭나고 있다.
최근 중부 6개성의 경제발전은 눈부시다. 2022년 GDP성장률은 평균 4.1%로 중국 전체 성장률보다 1.1%포인트 높았으며, 이 중 장시성은 4.7%로 전국 1위를 차지했다. GDP 규모 면에서 허난성, 후베이성 등 4개성이 전국 톱10에 포함됐으며, 총 GDP 규모도 2006년 대비 5배나 증가했다. 리오프닝과 본격적인 쌍순환정책 시행에 따라 내수시장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는 만큼 우리 기업들은 다음과 같은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첫째, 연안의 경영환경 악화로 중국 로컬 및 글로벌 기업의 내륙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지리자동차는 장시성에, 중국 전기차기업인 샤오펑은 우한에, 중국 4대 디스플레이기업 비전옥스(VISIONOX)는 안후이성에 생산라인을 구축했다. 이처럼 IT·신재생에너지·자동차 등 신흥산업의 투자가 활발해짐에 따라 신규 비즈니스 기회도 파생되고 있다.
둘째, 소비재시장에 주목해야 한다. 최근 중국 내수시장은 코로나로 다소 위축됐으며, 이에 중국 정부는 지난해 말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소비진작’을 최우선과제로 꼽고 내수활성화를 강조했다. 더불어 ‘위드 코로나 정책’으로 소비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으며, 하반기 V자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 이에 코로나 기간 좋은 반응을 보인 한국 식품을 비롯해 그간 부진에 빠진 화장품, 가전 등은 내륙시장 진출의 새로운 전기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셋째, 글로벌 공급망 요충지로 자리 잡고 있다. 글로벌 리튬도시이자 중국 희토류의 수도 장시성을 비롯해 후베이성은 인산 및 산화니켈, 후난성은 텅스텐 및 주석, 산시성은 석탄, 안휘성은 유색금속 등 다양한 원자재 산지다. 중부 6개성은 풍부한 자원 덕분에 지난해 불안정한 글로벌 정세에서도 대외교역이 플러스 성장했다. 특히 중부 6개성 원자재는 한국의 전략산업인 반도체·디스플레이·전기차 등과 관련이 높다.
넷째, 최근 한국과의 교역이 활기를 띠고 있다. 2022년 중부 6성과 한국과의 무역량은 360억달러로, 전년비 16.3% 증가했다. 중부 6성으로의 수출은 198억6000만달러로 전년비 7.3% 증가했으며, 주요 수출품목은 반도체 칩, 전자통신부품, 디스플레이장비 등이었다. 또한 후베이성 우한은 지난해부터 부산과의 강해 직항로 운항을 시작했으며, 물동량은 예상보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삼국시대 비옥하고, 상업이 발달한 중부 지역 ‘형주’를 차지하기 위해 위, 촉, 오가 혈투를 벌였듯이 예로부터 이 지역은 전략적 요충지로 주목받아왔다. 제로코로나 정책 속에서도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해온 중부 지역은 중국 리오프닝 시대에 더 기대되고 있어 우리 기업은 내수시장 진출에 교두보로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박은균 코트라 우한무역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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