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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후쿠시마 수산물 논란, 주변국 공조로 안전성 검증해야

난데없이 멍게가 대한민국을 흔들어놓고 있다. 일본 언론이 윤석열 대통령의 방일 과정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와 멍게 등 수산물 수입에 우호적인 분위기가 형성된 것처럼 보도하면서 사실관계를 놓고 공방이 벌어졌다. 대통령실이 30일 “후쿠시마산 수산물이 국내로 들어올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쐐기를 박았지만 사태는 일파만파 번졌다.

사건은 지난 22일 마이니치신문 고가 고(古賀攻) 전문편집위원이 ‘미묘한 한일의 온도차’라는 기명 칼럼에 윤 대통령이 일본 정계지도자를 접견한 자리에서 일한의원연맹 누카가 후쿠시로 회장이 일본산 멍게 수입 재개를 요청했다는 당시 상황을 전하면서 시작됐다. 고가 위원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일본산 멍게 수입 재개 요청에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절차에 따라 시간이 걸리더라도 (일본 측이)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는 것인데 대통령실은 “멍게라는 단어가 나온 적이 없다”고 일축했다. 교도통신의 보도가 문제를 키웠다. 윤 대통령이 지난 17일 도쿄에서 스가 전 총리를 접견하면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에 대해 ‘시간이 걸리더라도 한국 국민의 이해를 구해나가겠다’는 취지로 말했고, 누카가 회장이 윤 대통령에게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금지 조치 철폐도 요구했다고 보도한 것이다.

상황이 악화되자 당시 배석했던 한일의원연맹 회장인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이 상황을 적은 수첩을 꺼내 들었다. 정 의원은 “당시 스가 전 총리와 함께 배석한 누카가 회장이 혼자 5분 이상, 10분 가까이 지역구 이야기를 했는데 말을 마치자마자 윤 대통령이 단호한 어조로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는 우리 국민의 건강과 안전에 관한 문제다” “IAEA 사무총장을 만났을 때도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검증 과정이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이쯤 되면 의도를 품은 일본 언론플레이에 놀아났다 해도 틀리지 않다. 일본은 상반기 중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를 방류할 계획이다. 우리 식탁안전은 물론 수산업자나 어촌의 생계마저 위협하는 문제로 불안이 클 수밖에 없다. 방사능 오염수가 우리 해양으로 흘러들어와 수산물에서 방사능이 검출되면 한국산 식품 자체에 대한 수출 제한이나 제재가 발생할 수도 있다.

우리로선 중국 등 주변국과 함께 국제검증단을 구성해 직접 검증에 나서 안정성을 확인하는 게 필수다. IAEA의 보고서에 대한 불신도 있다. 주변국과 공조해 방류시점을 최대한 늦추도록 압박하는 것도 방법이다. 모니터링은 더 강화해야 한다. 일본도 안전성을 인정받으려면 공개적인 검증에 문을 열고 데이터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만이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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