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국 의원이 결국 국회 차원의 ‘윤리 검증대’에 오르게 됐다. 국민의힘에 이어 더불어민주당이 거액의 가상 자산을 보유하고 거래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김 의원을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소한 것이다. 민주당은 김 의원의 ‘코인 논란’ 후속 처리에 미온적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재명 대표 등 지도부가 결단을 내리지 못했고, 지난 주말에는 ‘쇄신의총’까지 열었지만 아무런 결론을 도출하지 못했다. 더욱이 김 의원이 탈당하자 당 차원 진상조사마저 흐지부지돼 ‘꼬리 자르기’ 논란까지 불거졌다. 그사이 청년들의 박탈감과 민심의 분노가 더 거세지고 지지율이 요동치자 민주당 입장이 급히 바뀐 것이다.
김 의원 코인 파동은 관점에 따라 다양한 시각이 있을 수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상자산에 대한 투자는 불법이 아니다. 김 의원이 시종일관 주장하는 논리이기도 하다. 민주당 내 일부 강경 세력과 적극 지지자들은 “합법적인 코인 투자는 문제 될 게 없다”며 김 의원을 감싸고 있다. 이 역시 전혀 틀린 말은 아니다. 분명하지 않은 거래 과정과 수익을 둘러싼 의혹 등 법적인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은 검찰 수사 결과를 차분히 지켜본 뒤 그에 따른 책임을 물으면 그만이다.
하지만 윤리적인 측면은 별개의 문제다. 국회의원은 가장 높은 수준의 윤리적 잣대가 적용되는 선출직 공직자다. 그런 그가 가상자산 과세 유예법안과 게임산업진흥법 개정안 등 자신의 투자에 유리할 수 있는 입법에 참여했다. 이해충돌의 전형적인 사안으로 사익추구를 금하는 국회의원 윤리강령을 어겼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더욱이 의정활동 중에도 온라인 거래를 했다는 것은 도의적으로나 상식적으로나 받아들이기 어렵다. 실제 장관 청문회와 상임위 전체회의 등에서 질의를 끝낸 후 곧바로 코인거래를 했다는 정황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김 의원에 대한 민주당 입장이 갑자기 돌아선 것도 이 때문이라고 한다. 개인적으로 억울하겠지만 사실이라면 김 의원은 국회의원으로서 품위와 윤리적 규범을 심각하게 훼손했다.
윤리특위는 정치적 이해관계를 걷어내고 오로지 사실과 증거에 입각해 신속하고 합당한 결과를 내놓아야 한다. 이번 사안은 김 의원은 물론 정치권 전체의 윤리와 명운이 걸려 있다. 그런 만큼 검찰 수사 사안 등을 이유로 시간을 끌거나 당리당략에 매몰돼 흐지부지하는 모습을 보여선 안 된다. 무엇보다 김 의원 ‘코인 파동’을 정치권 자정의 전환점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국회 정무위 소속 의원 전원이 결의한 ‘국회의원 가상자산 전원 신고’도 본회의에서 채택해 실천에 옮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