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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삼성, 2나노 반도체 주도 AI시대 게임체인저 되길

세계 반도체시장은 지금 머리카락 굵기의 10만분의 2밖에 되지 않는 2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공정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반도체산업의 게임체인저인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 등 4차 산업혁명 시대 수요가 폭발할 기술이기 때문이다. 이 씨움에서 삼성전자가 이니셔티브를 선언한 것은 의미가 크다.

삼성전자는 27일(현지 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3’에서 2나노 공정 양산계획을 구체화했다. 삼성은 퀄컴, AMD 등 AI 반도체업계의 큰손 등 700여 고객사가 모인 현장에서 “2025년 2나노 공정으로 모바일용 반도체를 양산하고, 2026년 고성능 컴퓨팅(HPC)용을, 2027년에는 차량용 공정 양산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삼성이 2나노 공정의 구체적인 제품별 생산 로드맵을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1년 단위로 열던 포럼을 8개월 만에 개최한 것도 이례적이다. 지금을 챗GPT가 촉발한 AI 반도체 수요를 선점할 골든타임으로 보고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분야 글로벌 1위인 대만 TSMC의 아성을 무너뜨릴 호기로 보고 있는 것이다.

삼성이 2나노 칩의 주도권을 자신하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AI 반도체에 최적화한 초미세 공정의 핵심인 GAA(게이트올어라운드·칩 면적을 줄이고 전력효율을 높인 신기술)구조를 이미 선제적으로 안착시키는 데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삼성은 GAA를 지난해 6월 3나노 공정에 세계 최초로 도입했다. TSMC는 2나노 공정부터 GAA를 도입할 예정이다. 양산 경험이 쌓인 삼성이 치고나갈 수 있는 구조다. TSMC는 삼성보다 4나노 기술력은 2년, 3나노는 1년 정도 앞서 있다. 파운드리 세계시장 점유율이 올해 1분기 기준 60.1%로, 2위 삼성(16%)을 압도하는 배경이다. 2나노 수요가 폭증할 AI 시대에는 판을 뒤집어 반드시 양강구도를 만들어내야 한다.

삼성이 2나노 주도권을 선언했지만 경쟁사들이 가만히 두고 볼 리 없다. 미국의 인텔, 일본의 반도체기업 연합사인 ‘라피더스’가 반도체 명가 재건을 외치며 참전하고 있다. 특히 7나노 이상 기술로 뒤처졌던 인텔은 삼성과 TSMC보다 1년 앞선 2024년부터 2나노 공정을 양산하겠다고 한다. 라피더스 역시 미국 IBM과 손잡고 2025년에 2나노 시제품 라인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더욱이 이 업체들은 막대한 보조금과 신속한 인·허가 등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 TSMC도 이런 과정을 거쳐 글로벌 톱이 됐다. 기업의 고군분투는 이제 옛말이 됐다. ‘기업의 승리는 곧 국가의 승리’임을 명심하고 우리도 기업과 한몸이 돼 뛰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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