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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신규 원전, 첨단산업 전력수요 폭증 대비 전향 검토 필요

정부가 빠르게 증가하는 전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신규 원전 건설을 추진하겠다고 10일 밝혔다. 탈원전정책을 폐기한 윤석열 정부는 그동안 지난 정부에서 건설이 중단된 원전을 다시 짓기로 했지만 신규 원전 건설계획을 공식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는 2024~2038년 적용되는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을 7개월 가까이 앞당겨 이달 말 조기 착수하고, 신규 원전 건설계획을 담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력수급기본계획은 2년 주기로 작성되는데 앞으로 15년에 걸쳐 적용될 전력 수급 전망, 발전 및 송·변선로 설비계획 등이 담긴다. 11차 기본계획에 신규 원전 건설이 포함되면 2015년 신한울 3·4호기 이후 9년 만에 신규 원전 건설계획이 추진되는 것이다.

신규 원전은 반도체 및 이차전지 등 첨단 산업 투자, 챗GPT 등 생성 인공지능(AI)기술 진전에 따른 데이터센터, 전기차·자율주행차 확산 등으로 인한 전력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필요하다. 실제 네이버 데이터센터 춘천 유치에 성공한 강원도가 추가로 유치활동에 나선 결과, 한국전력 강원본부에 전기 사용 예정 통지서를 제출한 데이터센터가 30곳에 이른다. 물론 이 가운데 몇 곳을 수용하겠지만 모두를 수용한다고 가정하면 여기에 사용하는 전력은 3500㎿ 규모로, 원전 3기가량을 가동해야 생산할 수 있는 전력량이라고 한다.

또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을 위해서도 원전 확대가 필요하다.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만으로는 전력 수요 증가와 탄소감축을 감당하기에 역부족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신규 원전 건설계획을 발표하면서 독일과는 반대 방향으로 갔다. 프랑스는 원전 의존도가 현재 전체 발전 가운데 70% 수준(한국은 30% 미만)이다. 프랑스는 다른 어떤 나라보다 원자력 발전비중이 커 국민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이 독일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다.

11차 전력수급계획이 첨단 산업을 뒷받침하려면 과제도 많다. 무엇보다 먼저 송·배전망 건설을 서둘러야 한다. 남해안과 호남지역에 태양광발전소를 대규모로 건설했는데 수요지로 전기를 이송할 방법이 없다. 수도권 데이터센터는 전기 수요 폭증으로 애를 먹고 있는데 한쪽에서는 남아도는 생산 전기 처리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신규 원전의 전제인 사용후핵연료 처분장도 조속히 지어야 한다. 계류 중인 관련 특별법들이 통과돼야 하고 처분장을 지을 부지와 지역주민의 수용성을 확보해야 한다.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분장을 포함한 어떠한 형태의 처분장이라도 건설할 수 있도록 초당적으로 협력해야 에너지안보를 챙기고 전력시장의 안정을 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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