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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한·폴란드 방산협력, 우크라 재건사업 참여 마중물로

폴란드를 국빈급 공식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통해 우크라이나 재건에 협력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러시아 침공으로 파괴된 우크라이나의 철도, 도로, 건물을 재건하는 데에 한국 기업과 정부가 폴란드와 공동으로 참여하는 길을 튼 것이다. 우크라이나 최인접국이자 우크라이나를 전폭 지원해온 폴란드는 ‘우크라이나 재건의 허브’로 통한다. 지난해 50조원에 달하는 한·폴란드 방산 수출로 신뢰를 다져온 양국이 상호 협력의 보폭을 한층 넓혔다는 데 의미가 크다.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은 1000조원가량으로 추산된다. 그중 한국의 우크라이나 재건사업 기회는 최소 520억달러(약 66조원)에 달할 것이란 게 정부의 계산이다. 우크라이나 정부가 한국 정부에 제안한 5000개 재건사업리스트 200억달러(약 25조4000억원)와 민간 차원에서 추진 중인 10개 사업 320억달러(약 40조6400억원)를 합친 것이다. 우크라이나 정부가 제안한 5000개 재건사업은 학교와 주택, 병원 등 긴급시설 복구와 파괴된 카호우카댐 등 수자원 인프라 재건기술 지원, 키이우와 우만 등 스마트시티 재건과 첨단 교통 체계 등으로, 상당수가 기반시설 구축이다.

민간사업은 규모가 더 크다. 현대건설의 SMR(소형 모듈 원전) 진출, 삼성물산의 리비우 스마트시티사업, 현대엔지니어링의 폴란드 내 원자력발전 도입 개발, 두산에너빌리티의 신규 원전 건설, 대우건설의 신규 원전 건설 관련 토목 분야 협력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진출·협력이 이뤄진다. 89개 기업과 경제단체로 구성된 경제사절단이 윤 대통령의 폴란드 방문에 동행, 정부와 기업이 ‘원팀’으로 이룬 ‘세일즈외교’ 성과라 할 만하다. 이번 정상회담에선 배터리, 방산, 원전 등 기존 협력 분야 외에 미래차, 항공, 인공지능(AI) 등 첨단 산업에서도 협력 MOU가 체결됐다. 중부유럽 국가 중 한국 교역국 1위인 폴란드와 상호 협력 분야가 더 넓어지는 것이다.

이런 성과에는 사실상 K-방산이 한몫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폴란드의 급박한 무기 구입 상황에서 한국 무기가 적기에 공급돼 신뢰가 쌓이고 K-방산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진 것이다. 폴란드는 무기를 사는 데 그치지 않고 K2 전차 등을 직접 생산해 동유럽과 북유럽 등 제3국 시장에 공급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두다 대통령이 이번에 한국산 무기 추가 도입과 함께 K2 주력 전차 등 한국 무기를 폴란드에서도 생산하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낸 이유다. 우리로서도 윈-윈 모델이다. K-방산의 힘을 지렛대 삼아 폴란드를 통한 유럽 무역·수출의 새 루트가 활짝 열리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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