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6월 16~24세 청년실업률이 21.3%로, 기존 최고 기록이었던 5월(20.8%)보다 0.5%포인트 더 높아졌다. 중국의 청년 5명 중 1명이 실업 상태라는 얘기다. 더욱이 올해 하반기 약 1158만명의 대학졸업생이 취업시장에 쏟아질 전망이어서 상황은 더 나빠질 것으로 보인다.
최악의 청년실업률은 저성장의 혹독한 후과다. 중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작년 동기 대비 6.3% 증가했다. 언뜻 보면 높은 수치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작년 2분기 중국은 ‘제로 코로나’ 여파로 0.4%라는 충격적인 성장세를 기록했다. 시장에선 이때의 기저효과가 워낙 강해 이번 2분기엔 못해도 7%대 초반 성장률은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중국 경제체력은 생각보다도 약골이라는 게 드러났다. 이날 같이 발표된 6월 소비·투자 등 지표를 보면 올 초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직후 반짝 개선되는 듯했던 경기가 다시 빠르게 식고 있음이 명확해졌다. 그간 중국은 대규모 인프라 건설을 단골 부양책으로 활용해왔다. 그러나 지방정부의 막대한 부채 때문에 이런 방식의 경기부양이 더는 쉽지 않다. 수출 감소, 소비 부진, 침체된 부동산 등이 중국 경제를 짓누르면서 기업들은 신규 채용에 나설 여력이 없다. 청년실업률이 치솟고 있는 이유다.
저성장에 따른 청년실업률은 남의 일이 아니다. 지난 4일 정부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6%에서 1.4%로 낮췄다. 한국 경제가 외환위기 같은 돌발 변수 없이 1%대 성장률을 기록하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저성장은 필연적으로 일자리 문제를 초래한다. 지난 5월 청년(15~29세) 취업자 400만5000명 가운데 주 36시간 미만 취업자가 104만3000명(26.0%)으로 집계됐다. 청년 비(非)경제활동인구 중 학업, 취업 준비 등의 활동 없이 그냥 ‘쉬고 있다’는 청년도 약 39만명에 달한다. 일자리 구하기를 아예 포기하거나 일자리가 있어도 단기 아르바이트가 이렇게 많다. 20~30대 가운데 경제활동을 하지 않으면서 부모에게 얹혀 사는 이른바 ‘캥거루족’은 지난달 61만3000명으로 나타났다. 그냥 쉬는 청춘의 70%에 이른다. 이렇다 보니 지난달 30대 고용률 79%, 실업률 2.7%라는 발표는 통계적 착시로 여겨지고 실제 체감실업률은 20%에 가깝다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
저성장과 청년실업률 문제를 해결하려면 결국 기업을 뛰게 해 양질의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수밖에 없다. 제조업 수출이 주력이긴 하지만 한계가 있다. 금융·교육·관광 등 고부가가치 서비스산업을 수출산업으로 육성해 고급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