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의 ‘상저하고(上底下高·상반기에 저점을 찍고 하반기 반등)’ 전망에 중국발 경고등이 요란하게 울리고 있다. 국내총생산(GDP)의 25%에 달할 정도로 중국 경제의 버팀목인 부동산시장이 흔들리는 데다 ‘유커(중국인 단체관광객) 특수’도 기대만 못 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다.
20일 국제금융센터가 발간한 ‘중국 부동산시장 전망 및 리스크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1년 내 회사채 만기 도래분의 약 45%가 부동산 관련 업종이다. 그런데 중국 민간 최대 부동산업체 비구이위안에서 시작된 유동성 위기가 설상가상으로 부동산 위기 원조격인 헝다그룹(미국 법원에 파산보호 신청)까지 소환하면서 ‘도미노 디폴트(채무 불이행)’ 공포감이 커지고 있다. 중국 부동산시장 침체가 촉발한 내수시장 위축은 곧 한국의 대중 수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실제로 이달 20일까지 수출액이 1년 전보다 16.5% 줄었다. 월간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기준으로 지난해 10월부터 지난달까지 10개월째 감소세인데 이달에도 수출은 감소를 기록할 가능성이 커졌다. 대(對)중국 수출은 15개월째 뒷걸음질이다. 무역수지는 35억66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달 같은 기간(13억5000만달러 적자)과 비교해보면 적자 규모는 2배 이상 늘었다. 석 달 연속 무역흑자도 물 건너갈 판이다.
여기에 ‘유커 특수’ 효과가 기대만 못 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불쏘시개가 돼야 할 소비심리가 아직 차갑다는 것이 문제다. 최근 마이너스 물가상승률, 역대 최고 청년실업률(6월 21.3%) 등이 근거다. 게다가 완전히 회복하지 않은 한·중 관계가 18일(현지시간) 한·미·일 캠프데이비드 정상회담을 계기로 자극받은 것도 변수다.
물론 중국발 위기가 과도하고 한국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견해도 있다. 중국 부동산위기는 정부가 부동산 거품을 빼려고 유동성을 조였기 때문인 만큼 구조적 문제는 아니고, 대중 수출 영향도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해외 파생상품까지 엮인 미국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와 달리 중국 부동산 문제는 모두 중국 국내에서 움직이는 상황인 데다 자본 흐름도 잘 보이는 상황이어서 중국 정부가 돌파할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 해도 중국 정부의 의도와 달리 중국 부동산은 코로나 사태를 겪으며 경착륙으로 치닫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올해 한국 경제가 성장률 전망치(1.4%)를 달성하려면 하반기에 1.7% 이상 성장해야 하는 만큼 ‘차이나 리스크’를 두고 볼 수 없는 상황이다. 4개월여 남은 기간에 반전 모멘텀을 만들어내려면 기민하게 대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