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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시론] 나 혼자보다는 모두 함께

얼마 전 ‘항저우 아시아게임’에서 들려온 여러 단체 종목에서의 승전보들을 통해 무엇보다도 ‘우리, 함께’의 중요성을 다시금 생각했다. 개인전과 달리 단체전에서의 우승은 무엇보다 나 자신을 낮추면서, 때로는 팀원과 협력하면서 이룬 결과다. ‘혼자라면 아마 힘들었을 것’이라는 어느 선수의 인터뷰가 귓가를 맴도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누구나 느꼈을 그 기쁨은 내가 속한 공동체가 우승했다는 자부심의 발로일 테다.

국가와 같은 큰 단위까지 논하지 않을지라도 작게는 가정에서부터 지역사회까지 인간이라면 누구나 내가 속한 사회의 구성원으로 생활한다. 나 자신의 생활만이 중요한 것이 아닌 공동체의 성장이 함께 중요한 이유다.

이러한 연유에서 우리는 지역과 국가의 대표를 선정한다. 이때 우리는 내가 주체가 돼 어떤 형태로든 참여해야 공동체가 굴러갈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내가 속한 공동체의 대표 선수를 뽑는 것도 나의 역할이고 뽑고 난 이후 감시를 하는 것도 나의 역할이다.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을 찾아서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와는 달리 공동체의 존속에 무임승차를 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공동체가 운영되고 있다는 것은 무임승차를 하는 이보다 어떠한 형태로든 공동체에 기여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우린 이러한 당연한 것들을 어린 시절부터 나도 모르게 학습한다.

아이 둘의 엄마인 필자는 사회 및 조직이라는 어른들의 공동체뿐 아니라 아이들의 학교생활을 지켜보면서 새삼 공동체의 중요성을 체감하곤 한다. 아이들이 사회에 발을 딛기 전, 공동체의 의미를 온전히 느끼고 배울 수 있는 기본적인 토양인 학교에서 벌어지는 많은 것은 마치 스펀지 같은 아이의 사고에 꽤 많은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운동회나 학예회 등 큰 행사로 확인할 수 있는 것 이외에 무엇을 친구들과 함께 내 조직이라는 이름 아래 서로 돕고 고민하며 해냈는지 잘 기억이 나질 않는다.

나의 오래된 기억이 퇴색된 탓일지도 모르겠으나 요즘 학교는 이러한 공동체의 의미를 알기 전에 ‘내가 남보다 먼저, 여기에서는 내가 최고로’를 강요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본다. 남보다 잘해서 받는 상, 남보다 좀 더 화려한 옷, 남보다 먼저 나가는 학습 진도 등 말이다. 내 주변의 친구와 누가 더 먼저 결승선에 발을 내밀었나 비교가 우선인 탓에 우리 아이들이 ‘함께’의 의미를 종종 잊게 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나 자신의 혼자 힘으로가 아닌 주변 사람들과의 고민을 통해 많은 일을 해결하게 된다. 어렵거나 거창하지 않다. 내가 속한 그 무엇인가가 발전하려면 나부터 선순환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생각을 실천으로 옮겨야만 한다. 그게 내가 사는 길이고 내가 속한 사회가 사는 길이다. 그리고 이러한 긍정적인 경험은 적어도 초등학교 때부터 꾸준히 공동체의 중요성을 배우며 생활 속에서 학습돼야 한다. 각종 성적 줄 세우기 및 상장 수여가 아닌 함께 이루는 것에 대한 기쁨을 느끼는 과정을 일상생활에서 반복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어줘야 한다.

내 역할을 충실히 하면서 서로 응원하고 화합하는 자세라면 아시안게임 승전보는 물론 안 될 일도 없지 않은가.

이윤진 서원대 사회복지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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