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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또 역대 최저 출산율...고만고만한 대책으론 반전 어렵다

올해 3분기 합계출산율이 0.7명으로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9년 이후 3분기 기준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0.80명이던 것이 1년 새 0.10명이 감소한 것이다. 9월 출생아수도 1만명대로 떨어져 역대 가장 적다. 세계 최고 수준의 저출산이 끝 모른 채 추락하는 모양새다. 혼인율도 자꾸 줄어 아이 울음소리는 점점 멀어진다. 정부가 온갖 저출산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되돌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분기 출산율이 0.7명까지 떨어진 건 이번이 세 번째다. 지난해 4분기 처음으로 0.7명으로 내려갔지만 올 들어 1분기 0.81명으로 반등했다가 다시 0.7명으로 낮아졌고 3분기에도 0.7명에 그쳤다. 통상 연말로 갈수록 출산율이 떨어지는 점을 고려하면 4분기 출산율은 0.6명대로 내려앉을 가능성이 있다. 한국은 2021년 0.81명, 지난해 0.78명으로 해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가장 낮은 합계출산율을 기록하고 있는데 또 한번의 최저치 경신이 나올 판이다.

주목할 것은 출생아수 하락 속도다. 올해 3분기 출생아 수는 5만6794명으로 1년 전보다 11.5% 감소했다. 9월 출생아 수는 1만8707명으로 1년 전 같은 달보다 14.6%나 줄었다, 9월 기준 역대 최대 감소폭이다. 정부 예상보다 빠른 속도다. 통계청이 2021년 발표한 ‘장래인구추계 2020~2070년’에 따르면 올해 예상 출산율은 0.73명이다. 이대로 가면 올해 4분기 출산율이 최소 0.71명은 돼야 하지만 물 건너갔다고 봐야 한다.

문제는 혼인율도 줄고 있어 나아질 기미가 없다는 점이다. 3분기 혼인건수는 4만1706건으로 작년 3분기(4만5413건)보다 3707건(8.2%) 급감했다. 7월 5.3% 감소에 이어 8월엔 7.0%, 9월엔 12.3%로 커졌다. 최대 인구군인 90년대 초반 출생자들이 결혼적령기에 들어 혼인건수가 늘 것으로 기대했지만 빗나간 것이다.

줄어드는 숫자만 한가하게 세고 있을 때가 아니다. 청년층이 결혼과 출산을 꺼리는 이유는 경제적 이유가 가장 크다. 3000만~4000만원에 달하는 결혼비용부터 집 구입, 보육과 사교육비까지 엄두를 내기 힘들다고들 한다. 고용 불안도 크다. 고민을 흘려들을 게 아니라 당사자 입장에서 바라봐야 해결점을 찾을 수 있다.

무리하다 싶을 정도의 특단의 대책을 고려해야 할 때다. 청년층 ‘부채탕감론’ 등에 격분할 일이 아니다. 주택·육아 등 사회 전반에 걸친 정교한 맞춤형 대책도 꾸준히 나와야 한다. 사교육도 마찬가지다. 200만원에 달하는 영어유치원을 잡을 일이 아니라 공교육 질을 높이는 게 우선이다. 90년대생이 준 골든타임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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