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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구속된 송영길, 정치공세 그만 접고 법 판단에 겸허해야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송 전 대표의 영장 실질 심사를 진행한 서울중앙지법은 “거액의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하고, 당 대표 경선과 관련한 금품 수수에 일정 부분 관여한 점이 소명되는 등 사안이 중하다”며 이같이 결정했다. 송 전 대표는 그동안 불법 정치자금 7억6000만원을 수수했고, 당 대표 경선에서 소속 국회의원들에게 300만원이 든 봉투 20개를 살포한 혐의 등을 받아왔다. 송 전 대표가 항변해온 ‘정치적 탄압’ 주장을 일단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은 셈이다.

지금은 야당이지만 제1여당 대표였던 송 전 대표의 구속을 지켜보는 국민의 심경은 착잡하지 않을 수 없다. 법원은 “사안이 중하고 증거인멸 염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구속후 수사를 통해 규명될 일이겠지만, 최대의석을 가진 당 대표 선거를 위한 전당대회에서 금품이 오갔다는 의혹과 구속영장 발부는 국민들 심기를 불편케 한다.

사건이 불거진 이후 송 전 대표의 행동은 분명 문제가 있어 보였다. 돈봉투 살포 과정에는 윤관석·이성만 의원과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 송 전 대표 보좌관이었던 박용수 씨,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 등이 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강 씨와 박 씨, 윤 의원은 구속 기소됐고, 이 의원은 불구속 상태로 수사를 받고 있다. 그런데도 송 전 대표는 계속 “몰랐다”고 했고 정치적 희생양이라며 피해가려고만 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사안을 정치적 쟁점화하며 본질을 흐리려는 의도가 명확해 보인다는 뒷말이 나온 이유다. 실제 송 전 대표는 지난 8일 검찰 소환 당시 미리 준비한 입장문을 20분간이나 읽으며 ‘정치적 기획수사’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작 검사 신문에는 묵비권을 행사했다. “빨리 소환해 달라”며 두 차례나 ‘셀프 출석’ 시위를 벌이더니 막상 검찰이 소환하자 자신의 입장만 언론에 밝히고 침묵모드를 취한 것이다. 송 전 대표는 정당법·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수수 혐의를 받는 엄연한 피의자 신분이다.

송 전 대표의 현재까지의 법 의식엔 문제가 있었음을 지적하는 소리도 나온다. 금권선거는 민주주의와 법질서의 근간을 해치는 중대한 범죄다. ‘정당 내부 잔치인데 왜 문제를 삼고 구속하려 하느냐’는 식으로 법과 수사에 맞서온 것은 잘못된 일이다. 물론 구속영장이 발부됐다고 유죄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억울하고 잘못된 점이 있다면 재판 과정에서 성실하게 소명하고 무죄를 입증하면 된다. 그 판단은 전적으로 법원의 몫이다. 송 전 대표는 최대의석 여당 대표 출신 답게 법의 판단을 의연하고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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