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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더 잦고 치밀해진 北 해킹, 선거 개입 우려는 없나

북한의 해킹이 더 잦아지고 수법은 날로 고도화되는 모습이다. 아예 북한 당국의 비호를 받으며 인공지능을 이용한 해킹 기술까지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이로 인해 우리의 국가 안보가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으며 사회와 경제 질서 혼란까지 우려된다. 수시로 자행되는 북한 사이버 공격에 빈틈없이 대처할 수 있도록 안보 역량을 더 탄탄하게 다져야 할 시점이다.

국가정보원에 의하면 지난해 국내 공공기관은 하루 평균 162만건 가량의 해킹 공격을 받았다. 직전 연도에 비해 무려 36% 증가했다. 주목되는 것은 이 가운데 80% 가량이 북한 소행으로 추정된다는 점이다. 그 정황도 포착됐다고 한다. 대북 제재 품목인 고성능 컴퓨터를 해킹 인프라 강화를 위해 대거 반입한 것이 그 대표적 사례다. 더욱이 북한 해커들은 ‘챗GPT’ 등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학습시킨 정황도 파악됐다. 해킹 공격이 급증한 것은 물론 그 수법이 더 다양화, 고도화되고 있는 것이다.

정작 놀라운 것은 이러한 북한의 해킹이 철저히 국가 주도로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정찰총국이 조직적으로 총괄하며 핵심 지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내리는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는 것으로 국정원은 보고 있다. 가령 김 위원장이 ‘알곡(식량)’ 생산을 강조하면 해커들은 국내 농수산업 관련 기관을 빼내고, ‘해군력 강화’를 지시하면 조선업체를 해킹하는 식이다. 김 위원장이 핵·미사일과 함께 사이버 역량을 비대칭 전력의 하나로 집중 육성하고 있다는 전언이 현실에서 입증되고 있는 셈이다.

실제 북한의 해킹 조직은 상당히 위력적이다. 가상화폐 외화벌이는 모두가 아는 사실이고, 최근에는 무인기 엔진 등 첨단 기술 탈취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고 한다. 또 한국 뿐 아니라 군수 산업이 발달한 국가에는 어김없이 침투해 항공 함정 위성 전차 등의 기술을 훔치며 악명을 떨치고 있다. 이렇게 빼낸 기술이 결국 우리의 안보 위협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발생한 대규모 행정망 오류도 북한 소행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는 북한 해커의 공격으로 우리 사회가 한 순간에 극도의 혼란에 빠질 수 있다는 강력한 경고다. 더욱이 오는 4월 총선을 앞두고 사이버 선거 개입은 물론 투·개표 시스템까지 침투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국정원 역시 “선거 시스템 공격으로 국론을 분열시킬 수 있고, 기반시설이나 대민 행정 서비스를 마비시키려 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중앙선관위를 포함한 모든 공공기관의 사이버 보안 태세를 철저히 살펴 한 치의 빈틈도 보여선 안될 것이다. 국가기관간 합동 보안 점검도 더 세밀하게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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